어린 예술가들과의 만남

by 춘프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제안받았다.


지난달이었다. 그 제안에 조금은 얼떨떨했다. 괜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호흡을 가다듬고 담당자에게 물었다. "감사한 일이네요.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수업 계획서를 제출하면 되나요?" "네, 총 몇 회 실시할 건지, 어떤 주제로 매번 수업마다 진행해주실 건지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 그리고 준비물도 필요하면 기록해주시고요." 그 밖에전반적인 사항을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열심히 받아 적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준비하는 일만 남았구나, 생각하는 찰나에 빠진 것이 있다며 담당자는 말했다. "희망하는 수업료를 적어주세요, 꼭."


수업료 앞에 '희망'이 익숙하고도 낯설었다. 수업 준비는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구성하면 되지만, 수업료를 스스로 측정하여 알려드린다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나는 모두가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지금까지 글쓰기 수업은 고작 두 번이었다(모두 수업료는 없었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일단 수업 흐름부터 구상하고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짬나는 대로 사색과 고민을 거듭했고, 여러 수업 자료도 살펴봤다. 내가 만날 친구들은 초등학교 4, 5, 6학년이고 그중에서 대부분은 글쓰기를 어려워하거나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글쓰기는 결코 지루한 일이 아니며, 꽤나 즐거운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론적인 부분은 학교에서 충분히 알려주실 거라 생각했기에, 나는 평가보단 함께 쓴 글을 읽고 생각을 키울 수 있는 과정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그렇게 얼추 강의 흐름이 만들어졌다. 총 8회, 매번 수업은 질의응답을 포함해 90분 정도로 잡았다. [여기서 잠깐! 이 자리를 빌려 초등학생들의 교과 과정을 자세하게 알려주시며 흐름을 잡도록 지원해주신 개짱이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게 될지는 미정이다. 다음 주면 강의계획서 최종 마감날이다. 여전히 '희망하는 수업료'는 적지 못했다. 어떻게 써야 될지 막막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있다. 시간이 제법 지나서 2021년 여름에 했던 글쓰기 수업을 어땠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며칠 밤을 고민하며 준비했던 과정 그리고 어린 예술가들과의 만남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당당히 말할 것이다. 벌써 시작도 전에, 혼자 상상하며 히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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