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입니다만, 만족한결과물(?) 일때요.
곧 생애 처음 프로필 사진을 찍게 될 것, 같다.
갑자기 웬 사진 그것도 프로필 사진이냐고 묻는 분이 있다면 무척 상냥하고 밝은 미소를 머금으며 '그럴만한 쓰임이 생기어 육중한 몸을 일으켜 큰 결심을 내렸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건 아니고, 팀라이트에서 매월 1회 실시하는 '인사이트 나이트' 강연이 있는데 다음 7월이 내 차례다(아직 한참 남았다고 좋아할 때가 엊그제였는데...). 열심히 강연 준비도 해야 되지만, 홍보용으로 제작될 카드 뉴스에 담길 내 소개와 사진이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기존 사진 중에 찾아보려 했지만 대부분 부담될 정도로 강조된 셀카 사진이 즐비했고, 그나마 찾은 몇몇 사진도 누추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게 며칠을 앓다가 마음을 가볍게 비우고 광주광역시에서 제일 조용하고 음침한 사진관 하나를 찾았다. 수화기 너머로 나보다 더 울적해 보이는 사장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00 사진관입니다."
"저, 프로필 사진을 찍을 건데요. 꼭 정면 아니어도 되죠. 측면이나 뒤통수... 이런 것도 괜찮죠?"
"......"
분명 스테르담 작가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에게 '꼭 정면 사진이 아니어도 된다는 격려(?)'를 받았기에, 이왕이면 내가 자신 있게 찍을 수 있는 부위와 위치로 찍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장님은 아직도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셨던지 몇십 초간의 침묵을 유지하시다가 짧게 네,라고 답하셨고 그렇게 예약을 마쳤다.
이번 프로필 사진의 목표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느낌을 담고 싶다. '아, 이 사람은 뭔가 쓰는 사람이구나.' 하는 기운이 느껴지는. 둘째, 본캐와 부캐가 대세인 만큼, 나의 본캐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담고 싶다. 셋째, 이왕 찍는 거 잘 나왔으면 좋겠다. 두고두고 써먹을 사진일 테니까. 아무쪼록 만족된 결과 여부는 금주 내 브런치와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이 변경되었는지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