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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un 25. 2021

새벽까지 이어지는 회의

일상의 장면과 잔상의 기록

두서없는 넋두리


1. 글러브를 놓은 지 1년이 넘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몇 달은 눈치껏 다녔지만, 엄중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더 이상 다닐 수 없었다. 온종일 사무실에 있거나 한참을 차 안에서 보내는 내게, 아무런 생각 없이 마음껏 땀 흘릴 수 있는 순간이 귀했다. 그런 점에서 복싱은 오랜만에 몸이 고생해서 무언가를 성취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격려와 농담을 담아, 내년에는 아마추어 복싱 대회에 나가도 되겠다며 칭찬하시던 관장님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2. 책을 출간하겠다고 선언했더니,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출간을 목표로 쓰는 것은 좋지만,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하고, 오히려 쓰는데 더 큰 불편함이 발생한다.'라는 조언도 있었고 반대 의견도 있었다. 분명한 목표가 있기에 더 집중해서 쓸 수 있다는 말. 나는 후자로 선택했다. 언제부터 화려한 계획을 세워서 무언가를 했던가. 그저 쓰고 반복하는 일밖에 없다. 


3. 엉뚱한 생각을 가끔 한다. 조용한 거리두기를 당하고 있는 기분?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무언가 예전과는 다른 불편함을 종종 느낀다. 그 시그널에 무던한 척 넘어가야 될까. 아니면 다른 행동을 취해야 될까. 고민 중이다.


4. 현재 새벽 1시가 훌쩍 넘었다. 21시부터 시작된 회의가 끝날 기미가 없다. 모두 눈이 풀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잠과 허기에 취해가고 있다. 적당한 피곤함과 함께 느껴지는 묘한 기분. 결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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