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나를 성장시켰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

by 춘프카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다.


1. 이십 대 시절 내 경험(이력)은 독특하다. 서로 연관되지 않은 일들을 그렇게 두루 걸쳤다. 매번의 선택에 크나큰 의미나 사유가 있었던 것은 또 아니었다. 그저 일찍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고 싶었고, 덕분에 생활비가 필요했다. 또, 궁금하거나 흥미를 유발하는 분야 쪽을 살펴봤다. 쉽게 말해서, 이곳저곳 다 이력서를 내민 것이다.


막상 그동안 해왔던 업무들을 두루 살펴보니 군입대 전후가 결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입대 전에는 혈기왕성한 체력을 무기로 노동강도가 높은 분야가 많았다. 업무는 대부분 심플했지만 짧은 시간 내 고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분주한 시간을 이겨내고 집으로 귀가하는 날이면 온몸 구석구석이 쑤셨다.


입대 전 했던 일 : 일용직, 전단지 제작 및 배포, 제조업 생산라인, 이삿짐센터, 가구 납품, 음식접 주방 보조, 에어컨 수리공, 각종 콘서트 조명 보조 외 다양한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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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대 후엔 어떻게 변했을까. 여전히 땀 흘려 버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몸보다 마음이 고단한 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 러프하게 그려졌던 시기였고 새로운 일을 찾는데도 그전보다 더 긴 고민이 있었다.


입대 이후 현재까지 했던 일 : 학술동아리 회장, 헌책방 직원, 사진전 기획팀, S사 테크윈 품질관리, 언론단체 간사, 신문사 기자, 라디오 DJ, 방송대본 작가, 인문학 특강 기획자, 글쓰기 모임 운영, 칼럼 기고, 수줍지만 유튜버, 브런치 작가


글과 연관된 경험들이 많다. 막상 쭉 나열해보니 새삼 놀랍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화려한 인맥을 동원하여 이득을 본 것도 아닌데,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순간들을 많이 새겼으니 말이다. 그때 당시는 불편했지만 계속 쓰다 보니, 특별한 경험으로 재해석된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며 느낀 부분이 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당장 시작했다.
-그렇다고 대범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늘 불안하고 두려웠다.
-결과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으로 미뤘다.
-작은 성공과 숱한 실패가 있었지만 지나온 과정을 복기해보면 최소한,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


모든 시작은 '쓰는 삶을 살자'라고 혼자 중얼거렸던 때부터였다. 대부분 그때 당시로썬 어리석은 도전이었다. 주변 이들에게 철없고 어리석다는 핀잔도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느낀 바가 있는데 '그 어리석은 도전을 경험해보지 못해'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여전히 나는 낯설고 불편한 경험들을 발견하고 부딪쳐갈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또 흘려 다시 지금을 떠올렸을 때 어떻게 기록할지 사뭇 기대된다. 그때도 여전히 '후회'라는 단어 대신, '도전'의 연속이었음을 추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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