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을 짓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감각과 기억을 사용한다.
“당신 시는 좀 쉽잖아요.”라고 어제 누군가 말했다. 나 또한 깊이깊이 기쁘게 수긍하여주었다. 대게, 머리로 해석하는 세상은 좀 어렵다. 그러나 가슴으로 느끼는 세상은 좀 쉽다. 어려운 시는 머리 아픈 당신들이 쓰고, 쉬운 시는 가슴 아픈 내가 쓰면 된다.
_시인 류근
밑줄을 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여러 번 소리 내 읽었다. 쉬운 시에 쉽게 마음을 무너지는 내가 한편으론 다행처럼 여겨졌다.
글쓰기는 매번 어렵지만, 그래도 좋잖아요. 계속 써요, 우리. 함께.
글벗이 말해줬다. 늘 빈 페이지를 마주할 때마다 여러 감정이 들곤 한다. 무능하다는 가난한 변명 대신, 똑바로 직시하고 계속 쓰는 것.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은 성실하다는 것을. 그 확신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그의 격려에 오늘 하루는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우리, 더 성장해요.
나보다 더 근사한 사람에게 짧게 전한 말이다. 계획처럼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한 어려움을 한참 토로했고, 묵묵히 들었다. 다행히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방식의 격려가 조금은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나누기 전보다 한결 표정이 밝아짐을 느껴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