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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ul 26. 2021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2나와 타인을 위로하는 말, 음mm 두 번째 방송

새로운 것을 배우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라.
그리고 멋진 실수를 하라.

-7월 내내 읽는 문장.


7월의 끝자락이다. 짧은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는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이들의 삶을 엿들었다. 때론 웃고, 가끔은 함께 울기도 했다. 마음의 허기짐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만 있다면, 그런 마음으로 낯선 책을 마주하듯, 그들을 읽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모르겠어요.


라고 절망하는 이에게 나는 무슨 말을 해줘야 될지 몰랐다. 그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니었고, 섣부른 충고로 그저 위로하듯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도 내 체질이 아니었다. 그저 한참을 들었다. 손을 잡았고, 며칠 전 가슴에 새겼던 문장을 소개했다. 인생이라는 것은 어쩌면, 잠깐의 행복과 숱한 아픔의 연속이지 않을까. 혼자 집으로 돌아올 때면 가끔 그런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하루 종일 사람을 만나고, 서류를 살피고, 분주히 출장을 다니면서 짬이 되면 음(mm)을 통해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한편으론 신기했다. 누군가의 삶을 듣는 것도 이 정도면 살짝 질릴 수도 있을 텐데. 또 굳이 찾아서 듣고 있는 나를 보면서 신기했다. 


계속 읽다 보면, 쓰고 싶은 욕망이 떠오르는 것처럼. 계속 듣다 보니까, 나도 말하고 함께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어 졌다. 그래서 어제까지 하여 두 번째 방을 직접 운영했다. 부제도 정했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 나와 타인을 위로하는 말'


두 시간 가량 운영했는데 초반에는 참석 인원이 저조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다. 스스로 느끼는 위로에 대한 생각, 타인에게 어떻게 위로를 하는지,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어떻게 격려하는지를 서로 돌아가며 말했다. 어떤 분은 용기 내어 마이크를 잡았고,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으니까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다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방송의 끝자락에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끝마쳤다.




나는 새로운 이를 만나면 "무슨 고민이 있으세요?"라고 묻지 않는다. 그렇게 물어보면 절대 말할 수가 없다. 크고 작은 고민이 있겠지만 대놓고 물어보면 어떻게 말을 할까. 다른 사람들의 고민들을 엿듣다가 나와 닮은 결을 마주하면 그때서야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도 낯선 번호가 울린다. 나를 찾고 있다. 위로가 필요하다는데 목소리가 가엾다. 긴 말 필요 없이 밥이나 사줘야겠다. 오늘은 제가 쏠게요, 라고 말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두서없이 말했지만, 결국 함께 먹는 일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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