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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ul 27. 2021

뻔뻔함을 기르는 작가의 삶

#2 글쓰기 weekly planner

매일 쓰다 보면 가끔 피식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이토록 별 볼 일 없는 내용을 진지하게 쓰고 있다니. 그렇다고 문장이 정갈한 것도 아니고... 늘 쓰고 나면 오타와 비문들이 즐비하여 수정하기 바쁜데.


그럼에도 나는 계속 쓰고 있다. 예전보다 조금 뻔뻔해졌다. 소설가 하퍼 리의 문장 덕분이다. 우선 이번 주 글쓰기 흐름을 기록한다.





글쓰기 weekly planner

2021.07.26-08.1


1. 인스타그램 1,000명 팔로어 목표를 세우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은 그저 지인들과 소통하는 창구였다. 간혹 브런치에서 썼던 글을 기계적으로 올렸지만, 그렇다 할 반응도 없었고 나도 별 생각이 없었다.


언젠가 책을 출간하게 된다면, 출판사의 역량을 떠나 결국 작가 자신이 최고의 브랜드가 되어야 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고, 즉각 행동으로 옮겼다. 7월 강연을 앞두고 한 달 동안 인스타그램을 진심으로 대하자. 명확한 목표도 세웠다. 30일 안에 팔로어 천명 구축.


착실하게 사진과 글을 업로드했고, 피드 톤을 맞췄다. 누군가의 낯선 댓글에도 성실히 응했다. 그 덕분일까.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 팔로어는 100명이 안 되었는데, 현재 기준(7/27 오전 10시)으로 곧 900명을 돌파한다. 자세한 과정을 글로 기록하고 싶다. 물론 달성 후!


2. 1박 2일 경주 여행

원래 경상도 가족들과 여수 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착실한 확산세로 진작부터 예약해뒀던 숙소를 결국 취소 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과 함께 이제 두 살이 되는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짧은 여행 계획을 다시 세웠다. 경주여행이다. 거창하게 여행이라 해도 대부분 숙소에서 지내고, 여러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이곳저곳을 살펴볼 것이다.


3. 강연에 대해서

오늘 저녁, 첫 리허설을 진행한다. 원고를 다듬고 PPT를 살펴보고 있다. 힘을 빼고, 가볍게. 나중에 강연 이후 소감에 대해서 정리해야겠다.


4. 사이드 프로젝트, 부캐에 대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부딪치는 것은 익숙하다. 다만, 마음이 괜스레 심란해지는 것은 '끝까지 함께'라는 부분에서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고치 않는 이별 통보는 나이가 들어도 익숙하지 않은 가 보다.


5. 당신에게 전하는 편지

얼마 전, 브런치를 통해 제안을 받았다. 내용은 다름 아닌, 과거 직접 마주했던 나의 구독자분의 이야기였다. 여전히 쓰고 있지만 발행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음을, 주저함을 말했다. 여러 고민들이 산재되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답변해달라고 정중히 말했다. 고맙고 미안하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그에게 당장 전화할 수도 있지만, 제일 좋은 것은 글로 답변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6.  밖에 여러 가지

현생과 음mm생을 오가는 이야기, 휴가 때 읽을 김수영 시인의 산문과 주옥같은 문장들,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에서 목도한 무언가, 가족에 대해서 쓰지 않을까 싶다.




매일 좋은 글을 쓸 순 없지만, 확률은 높아지니까.

쓰고, 또 쓰고, 계속 쓸 것이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당신과 함께!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 재능을 연마하기 전에
뻔뻔함을 기르라고 말하고 싶다.
-하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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