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 한 번도, 행복을 미루지 않았다.
1. 지난 7월 31일 토요일 오후 7시, 팀라이트에서 매월 진행하는 <인사이트나이트>를 실시했다. 이번 7월 주제는 '감정의 주인이 되는 법'이었다. 그리고 나는 세 번째 연사였다. 무척 떨렸다. 내가 발표한 강연 제목은 <시작을 망설이는 그대에게>였다.
그렇게 지은 이유는, 비공식적으로 여러 이들에게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입장에서 늘 새로운 낯선 환경이나 도전에 직면한 이들을 많이 보았기에, 그들에게 편지 쓰듯 강연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정했다. 그리하여 강연 시작 도입에, 실제로 내게 고민 사연을 보내준 구독자님의 편지를 간략하게 소개하며 운을 띄었다.
이후, 그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한 다양한 이력을 러프하게 소개했다. 신문 배달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스무 개가 넘는 직종을 오가며 어쩌면 참 비효율적인 흐름이라고 과거에는 인식했지만, 결국 지나고 보니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 원한 행복(이나 목표)을
미루지 않았구나.
행복은 적금이 아니니까. 스물다섯 살에 행복과 서른다섯 살에 행복은 다른 것이니까.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결국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과정이었다는 것을 이번 강연을 준비하며 깨달았다.
그렇게 강연은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어갔다.
무엇을 원하는가?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알고 있느냐이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깡
인간은 태어나면 사회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겪는 발달 과정이다. 처음에는 엄마에서 친구, 친척, 선생님, 사회가 되기도 한다.
아이가 웃으면 엄마가 기뻐한다. 공부를 잘하면 선생님이 칭찬한다. 기대도 높아진다. 사회에서도 성과를 내면 상사에게 칭찬받는다. 열심히 쫓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내 욕망과 타인의 욕망이 구분되어야 하는데 그대로 성장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곤란한 순간에 직면한다. 내가 뭘 하고 싶은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지, 나를 사랑하고 기대하는 누군가가 원해서 하는 건지. 구분 짓지 못한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지점이 온다.
자기 자신이 욕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정한 목표, 즉 욕망에 주체가 되지 않으면 시작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설사 그것을 해내었다고 해도 마음의 무료함을 감출 수 없다.
결국,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내가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안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분명 열심히 살아오긴 했는데, 정작 나는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덕분에 불안해진다. 주변에 묻게 된다. 잘 살고 있는 건지.
더 의미 있는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다.
인생의 위대한 목표는 지식아 아니라 행동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보통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다. 그렇게 설명하다 보면 결국 가장 먼저 납득되는 것은 자신이다. 결국 시도조차 못 하고 끝나 버리기 일쑤.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다음 해야 할 행동은 심플하다.
그냥, 그 일을 하는 것이다.
많은 고민이 산재해 있을수록, 심플하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매번의 성공을 기대할 순 없다. 나 또한 스스로 '프로실패러'라고 말했으니까. 대신 '후회'라는 단어와는 멀어질 수 있다. '그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가난한 푸념을 멈출 수 있다고 믿는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이가 아니라, 가치다.
욕망의 주인이 되어, 계속 행동한다. 그럼 이내 쓰고 싶어 진다. 꾸준히 쓰다 보면, 분명 마음의 변화가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첫 번째 변화는 이것이었다. 지극히 뻔하게만 여겨졌던 내 삶, 이야기가 뻔(fun)할 수 있구나, 하는 지점이었다. 김영하 작가가 언젠가 말했다. "이야기의 힘은 세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의 서사를 부정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편집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저 실패담으로만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다. 내 삶을 스스로 재편집했다. 관점이 달라졌다. 하나의 서사가 되어 다음 이야기를 쓰게 만드는, 크나큰 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이야기는 힘이 세다. 글쓰기는 더 힘이 세다. <허삼관 매혈기>, <인생>의 작가, 위화는 말했다.
쉬지 않고 글을 써야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고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