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춘프카 Dec 04. 2021

삶의 밀도가 깊어지는 매일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결심하는 그 순간이다.

얼마 전, 2021년을 스스로 결산했다. 어떤 경험과 도전을 했는지를 되돌아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것을 실천하고 행동한 궤적이었다. 어떤 동기로 그렇게 밀어붙였을까.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주저함을 마주하기도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과정에서 실패를 맛본 적도 있었지만, 얻는 게 더 많았다. 내 몸을 관통하며 느낀 경험의 가치를 더 깊이 느꼈으니까. 무엇보다 지난 7월 인사이트 강연에서 언급했던 문장을 머릿속으로 자주 되뇌었다.


무엇을 원하는가?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알고 있느냐이다.


문장 그대로 실천했다. 그 궤적을 기록했다.




1. 브런치 작가 레이블 ‘팀 라이트’ 합류

우연히 스테르담 작가님의 글을 읽었다. 서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브런치 작가 모임이 눈에 띄었다. 그때가 올해 초였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지원했다. 덕분에 좋은 작가님과 인사이트를 지금 이 순간도 계속 나누고 있다. 뉴스레터와 콘텐츠를 선정하는 유닛으로도 활동한다. 


2. 동기부여 강연, 글쓰기 교사로

온라인 강연은 처음이었다. 준비하며 프로필 사진도 처음 촬영했고, 직접 강연 제목을 정했다. 발표 원고와 피티를 작성하면서 초조하고 긴장되는 마음이 잔뜩이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떨림이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강연은 스쳐 지나갔지만, 그것은 강연자로서의 시작이 되는 마디가 되었다.


추가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도 진행했다. 8회 강연이었는데 매번 수업 때마다 강의하는 내가 더 감동받아 눈물을 훔치곤 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아이들의 글은, 정말 좋았다. 내가 더 배웠다.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구나.' 마음으로 새긴 장면이었다. 


이런 경험으로 현재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글쓰기와 동기부여 외에 조금 더 확대해서 개인 브랜딩이나 마케팅,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다뤄볼 예정이다. 


3. 영상 편집 에디터

10개월간 광주광역시에서 운영하는 공유센터에서 활동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곳이었고 참여하는데도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영상 편집은 처음이었지만 일단 부딪쳤다. 덕분에 파이널컷을 독학했고, 아직 수준은 미흡하지만 5분 정도 소요되는 영상은 한, 두 시간 안에 뚝딱 만든다. 집에서도 잘 써먹고 있다. 분기별로 아이를 위한 영상을 제작했고, 짧고도 길었던 여행을 영상으로 담아 소장하고 있다. 


4. 개인 브랜딩 활성화

위의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춘프카'라는 필명을 더 선명하게 새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지인 위주로 소통하던 인스타그램부터 이웃 6명의 소박한 블로그, 유튜브 모두 활성화시켰다. 명확한 확대의 목표를 정했고, 정성껏 포스팅을 남겼다. 관련 수업이나 책도 찾아 읽었다. 결과는 나름대로 만족이다. 개인적으로 그 과정의 정점은 '주간 춘프카'라는 뉴스레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찐팬 1,000명을 향한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5. 글쓰기 모임 운영

3년 전부터 광주에서 글쓰기 모임을 시즌3까지 운영했다. 모두 오프라인 모임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진행을 멈췄는데 지난 11월부터 다시 온라인으로 모임을 열었다. '당신을 쓰는 밤'이라고 모임명도 지었다. 현재까지 네 차례 진행했는데 어쩌다가 이런 예비 작가님들을 만나게 되었을까, 늘 생각한다. 진행하는 내내 흥미로운 책을 여러 권 읽는 기분이다. 


6. <유일한 일상> 산문집 출간

6년 전 독립출판으로 펴낸 <헌책은 꽃보다 아름다워> 이후 첫 산문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제목은 <유일한 일상>이다. 애정하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에서 따왔다.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현재 인쇄소에 들어간 상태다. 다음 주에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책의 마지막 '작가의 말'은 다음과 같다.


작가의 말

제 이야기를 썼습니다. 일상에서 마주한 장면과 문장, 사람을 썼습니다. 해야 하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부끄러움도 모르고 썼습니다. 목차를 구상하고, 제목을 짓고, 문장을 다듬다가,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세상에 나올 책은 어떤 얼굴로 태어나 어떻게 살아갈까. 짐작조차 할 수 없어 때때로 두려웠습니다. ‘작가의 말’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마음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글 쓰는 삶과 책 출간까지 이르게 된 계기는 딱 하나였습니다. 제 글을 읽는 독자가 “내 이야기를 써주신 것 같아서, 좋았다.”라는 소감을 말할 때였습니다. 무명작가에게 그런 독자는 계속 쓰는 힘과 용기를 줬습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산문집 <유일한 일상>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벌써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책을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습니다. 삶의 밀도가 깊어지는 매일입니다.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을 계속 수집하겠습니다. 

착실히, 방황하겠습니다. 
계속 쓰겠습니다.



7. 그 외에도...

진짜, 무한 도전이었다.  00 일보 칼럼니스트 지원, 음 mm 비공식 크리에이터 활약했다(최근 공식 크리에이터 2기를 모집한다고 해서 지원한 것은 안 비밀입니다).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결심하는 그 순간이다.


아내도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그린다. 러프한 장면이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뜨거워진다. 내년에는 더 많은 도전이 산재되어 있다. 무언가를 '부여'하기 전 '동기'를 시작했던 2021년의 끝자락이다.



글쓰기로 우주 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동기부여'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기'는 식욕을 닮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