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쳇 베이커죠?" 그는 카페 입구에 들어서는 제게 묻습니다. 저희만의 독특한 인사법인데요. 전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곳은 2년째 방문하는 아지트인데 10평 채 되지 않는 공간에 테이블은 두 개 있어요. 한쪽에는 LP판 넘어로 음악(대부분 재즈)이 흐르죠. 위치도 찾기 어려운데, 미로처럼 생긴 골목길을 돌다 보면 구석에 있어요.
언젠가 장사에는 전혀 소질 없어 보이는 그에게 질문한 적 있어요. 생활하는데 문제는 없는지, 평소에는 뭘로 먹고 사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물음이었죠. 그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더니 사진작가라고 하더군요. 50여 개 나라를 유랑하듯 다녔고 책도 몇 권 냈다면서 보여줬어요. 1인 가구라 혼자 생활하는 데는 문제 없다고, 또다시 긴 여행을 꿈꾼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마음의 결이 닮은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이는 제가 한참 어리지만, 서로 대화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거든요. 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도 그는 8년 전 쿠바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춤과 사랑과 자유를 알 수 있다면서...
“향수병은 잘 알려진 고통스러운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고통은 덜 알려진 것이다. 그것은 ‘타향병’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눈이 녹고 황새가 다시 찾아 들고 첫 증기선이 출발하면, 나는 여행의 충동에 시달린다.”
_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그럼 마흔 여섯번째 편지를 시작합니다. 전, 춘프카입니다.
3월25일 금요일 팀라이트 뉴스레터 도입글입니다.
[전문] 나는 여행의 충동에 시달린다 (maily.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