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부터 ‘딴짓’에 익숙했다.
1. 수업 시간. 다들 공부에 열중할 때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연애소설을 펼쳤다. 혼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언젠가 찾아올 애틋한 사랑을 상상하다 그만, 선생님께 걸렸다. “복도 나가서 손들고 있어.” 순간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마저 읽어도 될까요?”라고 묻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대학 시절에도 그랬다. 모두가 로봇 팔을 주물 거리며 복합한 알고리즘을 구성했다. C++를 통해 프로그램을 연동하고 있을 때도, 나는 연필을 깎았다. 그리고 글을 썼다.
담당 교수님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봇 경시대회에도 입상했고, 열심히 준비하면 대기업에도 취업할 수 있는데 왜 계속 딴짓이냐?”라고 묻기에 “전 글로 밥벌이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교수님은 50년 세월을 살아오면서 너처럼 재미있는 놈은 처음 본다며 힘껏 웃으셨다.
딴짓의 출발은 책과 글쓰기였다. 다독가는 아니지만 마음에 닿은 책은 닳도록 읽었다. 그러다 저자와 일치되는 짜릿함을 느낄 때면 감정을 쓰고 새로운 딴짓을 문장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2.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자유를 꿈꿨다. 프란츠 카프카를 만나 허기졌던 마음을 위로받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다카하시 아유무는 청춘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늘 어려움에 닥칠 때마다 필요한 문장이 내게 닿았다.
"완벽한 문장은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中
매일 아침이면 종이신문이 3부 온다. 사무실을 들어가면 또 3부가 놓여있다. 매주마다 시사 주간지가 도착한다. 읽다 중단되어 널려있는 책들이 흩어져있다. 바쁘지만 그렇기에 더 꽉 쥐고 있다. 아이와 동화책은 이유 불문하고 매일 다섯 권이다. 연기력을 선보여야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잠든다. 내 일상 속 읽기는 그렇다.
3. 마지막으로 니체의 말을 빌려본다. ‘시작하기에, 시작된다.’ 모든 것의 시작은 위험하다. 그러나 무엇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밤은 시집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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