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제게 중요한 날입니다. - 평일은 좀처럼 아들과 놀아주지 못하거든요. - 이제 30개월 된 녀석과 단둘이 힘껏 돌아다니며 놀아요. 산과 들, 바다는 물론 동네 책방도 가는데요. 그중에서도 집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물원을 자주 방문해요. 올해 벌써 스무 번은 넘었을 거예요. 덕분에 매표소 직원과 거리낌 없이 인사를 나눠요. 멀리서 저희 둘을 먼저 발견하시면 "또 오셨네요."라며 사탕이나 간식을 아이에게 챙겨 주시곤 해요.
그날도 평소처럼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궁금하더라고요. 아이가 저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잠들기 전, 다섯 권의 책을 읽지 않으면 잠들지 않는 면모를 과시하는 남자니까 뭔가 근사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물었지요.
"아들, 저분은 어떤 사람이야?"
질문을 듣곤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더군요. 혼자 예상한 답변은 '동물원 아줌마'나 '사탕 주는 착한 이모' 정도였는데 뭔가 깨달은 바가 있는지 밝은 미소로 씩씩하게 말하더라고요.
"누군가의 엄마야."
알고 있었는데,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아이의 시선에 울컥하더라고요. 고맙기도 하고요. 낯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이 예뻐서요.
어쩌면 기약할 수 없는 인연이 참 많아지는 요즘이라 더 저릿했나 봐요. 숱한 사람 중에 계속 안부를 묻고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때론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아이의 짧은 답변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어요. 계속 가만히 있으면 아이가 걱정할 것 같아서 Chet Baker 음악을 틀었어요. 제목은 Tenderly.
선선한 가을이 부는 시월을 맞아 '독서'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할게요. 오늘 레터에서 소개해드릴 작가님은 매월 빠짐없이 제게 안부를 묻는 분이에요. 솔직히 고백하면 사심을 담아 추천합니다. 물론 사심을 걷어내도 좋은 글이니까 안심하고 읽어주세요. 그럼, 시작할게요!
[원문 읽기] 찰나의 순간 (maily.so)
2022년 10월 7일자 팀라이트 뉴스레터 <글 쓰는 마음> 도입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