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무실(무인카페)에서 쓰는 글
목이 뻐근하다. 허리를 바로 세운다.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삐걱(?)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충혈된 눈을 잠깐 감았다가 뜬다. 이미 식어버린 아메리카노를 홀짝인다. 테이블 위에는 신문과 자료 스크랩, 볼펜이 놓여 있다. 맥북프로 속으로 빠져들 것만 같다. 며칠밤을 뜬눈으로 보낸 덕분이겠지. 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저녁 6시가 넘어간다. 몰입한 시간에 비해 원고는 여전히 허전한 여백이 넘친다. 하품과 한숨을 섞어 내쉰다.
이번주에 마감할 원고들이 많다. 새롭게 추가된 프로젝트를 덕분이다. 기회가 닿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부족한 하를 계속 마주한다. 잠깐 우울해질 때도 있지만 그것도 사치라는 걸 안다. 요즘 같은 때에, 더 고단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이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를 계속 목격하고 있으니까. 그저 쓴다. 같은 문장을 여러 번 고치고 살펴봤던 자료와 접어둔 페이지를 꺼내 읽는다.
브런치에서 쓰는 글은 마음이 편해져서 좋다. 누군가에게 청탁받아서 쓰는 게 아니니까, 막힘이 없다. 앗. 전화가 울린다. '그녀'다. 옆에는 아들 목소리가 들린다. 집으로 들어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