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고백한다. 나는 한 달 전 아끼던 후배를 잃었다. 그는 나보다 더 성실했고, 단단했다. 갑작스레 들어온 상사는 2주 만에 아무런 여지없이 그를 내몰았다. 기자로써 성향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추정을 근거로. 납득할 수 없었다. 실제 사수였던 내게도 일방적인 통보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날 그에게 퇴사 내용을 전하겠다는.
모르겠다. 내가 아직도 감정에 치우친 다소 철없는 어른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다. 가끔은 나의 반복되는 질문에도 진땀을 흘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게 좋았다. 한편으론 너무 밝으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하려는 사람처럼...
그를 떠나보낸 지 곧 있으면 한 달이 되어간다. 그는 줄곧 내게 마지막 순간까지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자주 말했다. 그 꿈을, 목표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성향이 맞지 않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어젠다에 동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전부가 아니니까. 나조차도 늘 재능 없음을 탓하고, 아무도 긍정적인 평가를 피드백해 준 적 없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계속 이어가고 싶다, 비록 끝까지 지켜준 선배는 못 됐지만, 쓰는 사람으로 그 호흡을 이어가고 싶다. 짧은 내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