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길이었다. 익숙한 골목을 이곳저곳 걷고 있는데 낯선 카페가 보였다. 맨날 지나가던 길이라 유독 시선에 들어왔다. 카페 주인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부였다.
그냥 지나치려 하는데 두 사람이 카페 앞으로 나왔다. 아내분은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수줍게 포즈를 취했다. 반대편에선 아내보다 더 밝은 미소로 사진을 찍어주는 남편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혼자 웃었다. 이내 카페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제, 오늘 날씨가 참 덥죠?"
생긋한 미소로 안부를 묻는 그들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맥북을 열고 오늘 목도한 장면을 두서없이 쓰고 있다.
사소한 말다툼을 벌였던 아내와의 최근 일이 떠올랐다. 괜히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별거 없는데. 그냥, 사랑하면 되는데. 혼자 그렇게 반성하면서 느낀 결론.
낭만은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