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면 좋은 이유 10가지
마음에 닿는 문장은 메모장에 남겨둔다. 문장 아래에는 그때 내 심정을 짧게 남긴다.
매일 책을 읽으면 뭐가 좋을까?
내가 쓰는 일상적인 언어가 더 풍성해진다. 덕분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온전히 표현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내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
한 문장, 한 구절이 마음에 닿아 정신없이 글을 쓸 때도 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용기를 얻는다. 나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얻은 작가들과 대화하면서 든든한 기분마저 든다.
이에 대해 사이토 다카시는 "당신이 일하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읽은 책의 권수만큼 뒤에서 저자들이 버티고 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혼자 일하는 사람은 몇십 명이 도와주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독서를 하면 좋은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표정훈 칼럼니스트는 이 가운데 10가지를 뽑아냈다. 내 생각을 보태어 정리했다.
1. 독서를 통해 아는 게 많아진다.
모든 분야의 지식이 책에 담겨 있다. 온라인에서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을 수도 있지만 책은 정제된 지식을 잘 담아놨기에 신뢰성이 높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접한 지식과 깨달음은 자신에게 오래 남는다.
2. 독서는 다른 사람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 만남을 통해 사람을 더 넓게,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의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3. 독서는 내가 사는 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준다.
역사책이 예다. 역사책을 통해 고대 그리스에도 가볼 수 있고 조선 시대로 떠날 수도 있다. 이순신 장군, 링컨 대통령과도 만날 수 있다. 어느 시대로든 손쉽게 떠날 수 있는 타임머신인 셈이다.
4. 독서를 통해 보편적 지혜와 만날 수 있다.
오래된 고전이 오늘날에도 읽히는 이유는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보편적 지혜를 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지혜가 대화편에, 공자의 세상살이의 지혜가 <논어>에 담겨 있다. 물론 고전이라고 해서 보편적 지혜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고전도 특정 시대와 지역에서 성립되었기 때문에,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 내용도 적지 않다. 그런 걸 잘 판단해 읽으면 된다.
5. 위와 같이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내가 사는 시대를 뛰어넘어보고 보편적 지혜와 만나게 되면, 사람과 세상 그리고 나 자신을 보는 눈이 밝아지고 넓어진다.
보는 눈이 밝아지고 넓어진다는 건 편견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폭이 넓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것이 독서의 가장 중요한 효과다.
6. 독서는 미래를 상상하도록 도와준다.
과학소설(SF)이 예가 되겠다. 지금 실현할 수 있는 것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하며 때로는 꿈꾸게 해준다. 독서는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이기도 하다.
7. '책 읽는 두뇌 회로'를 유지시켜 준다.
사실 책 읽는 행위는 인간에게 부자연스럽다. 인간은 책을 읽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자연적 행위가 아니라 문화적 행위다. 책을 읽으며 형성된 두뇌의 회로와 작용은, 책을 읽지 않으면 쇠퇴해버린다. 그래서 사람은 둘로 나눌 수도 있다. 책 읽는 인간과 읽지 않는 인간.
8. 독서는 글을 잘 쓰기 위한 바탕이다.
물건을 생산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적 생산에서도 재료가 필요하다. 독서를 통해서 글쓰기와 말하기의 재료를 갖출 수 있다. 재료가 풍부하고 다양하면 생산 제품도 풍부하고 다양해질 수 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이유다.
9. 다른 사람과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다른 사람의 글과 말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내 생각을 좀 더 효과적으로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의사소통이란 기본적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다. 우리가 '사회생활'이라 부르는 활동의 대부분도 그러하다.
10. 독서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오래도록 누릴 수 있는 소일거리다.
책값이 예전보다 비싸졌다고 하지만, 책값은 아직도 싸다. 책값은 책 만드는 데 쓰인 종이 값이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생각과 느낌에 대해 지불하는 값이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을 사두면 언제고 내가 원할 때 거듭하여 펼쳐볼 수 있다. 그러니 책은 '지식의 내구재'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텔레비전·냉장고·가구 같은 것을 내구재 또는 내구성 소비재라 한다. 책도 그와 같다. 책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