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시작할 때, 그걸로 금세 밥을 먹고살 수 있을까, 돈벌이가 될까,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아. 언제나 처음에는 ‘좋으니까 한다. 이상 끝!’ 일 뿐이야.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마음껏 몰두하면서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게 될 때까지 아르바이트든 뭐든 해서 그저 밥만 굶지 않으면 되거든.
‘당장 돈벌이가 되는 일’의 범위에서만 일을 선택했다가는 범위가 너무 좁아져. 스무 살 때쯤부터 ‘너희는 말만 번드르르한 녀석들이야’라는 주위 어른들의 말씀을 자주 듣게 되지, 근데 그거 당연한 거 아닐까? 처음에는 말만 번드르르할 수밖에 없거든. 결과나 실적은 나중에 따라오는 거야. 우선은 근거도 없는 자신감으로 마구 내달리는 수밖에 없다니까.
나는 전혀 쫄지 않은 척하는 게 특기야(웃음). 어떤 일이든 나름대로 쫄지 않는 놈이 어디 있겠어? 요컨대 쫄더라도 하느냐, 쫄아서 관둬버리느냐, 그 차이가 있을 뿐이야. 나는 내가 만들어가는 거야. 내 어떤 부분을 키워 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나는 변하게 되겠지? ‘나를, 그리고 내 인생을 하나의 작품으로 본다.’ 그런 시점이 좋더라.
흔들리고 때론 비틀거렸던 나의 20대. 내 철학과 가치관은 여러 사람, 여행, 그리고 뜨겁게 읽던 책들을 통해 형성되고 성장해왔다. 위태로웠지만 행복했던, 가장 나다운 삶을 꿈꾸고 그려왔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