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두 번째
몇 년 전 만해도 30살이 되는 것을 무서워했고, 나이를 먹을 때마다 무언가를 이뤄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곤 했다. '인생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을 접하고 나서부터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나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인생의 정답은 없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이제는 내가 30대, 40대 그리고 50대가 된 모습을 자연스럽게 상상하면서 내가 원하는 나의 멋진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알아온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부모님 말도 잘 들었고, 선생님 말은 더더욱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사회와 부모님이 나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되려고 노력했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뭔지 정확히 몰랐다. 그런 상태로 대학교에 왔더니 남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즐기며 사는 거 같은 데,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일단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자라는 결심을 했고, 다양한 일들을 시도했다.
우선, 학생회, 동아리와 같은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동아리 회장직도 맡으면서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들을 위한 워크숍을 기획하여 교수님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싶어서 계속해서 에너지를 쏟았고, 주변 사람들을 활용해 조언이나 도움을 적극적으로 얻기도 했다. 열심히 해서 잘 해내었을 때의 성취감을 알게 되었고 그건 정말 중독적이었다. 성취감을 경험하고 나서는 일이 무서워 도망가거나 핑계 대는 일이 없었다. 일이 힘든 만큼 내가 얻는 성취감이 클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더 다양한 일들을 도전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대학교 4학년 때 해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학연수나 여행으로 해외를 가자니 돈이 없었고 부모님께 손을 벌리긴 싫어서 무작정 채용공고를 보면서 해외에 가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필리핀 세부에 있는 어학원에서 매니저를 채용하는 공고를 찾게 되었고, 바로 지원해서 일을 시작했다.
내가 어학원에서 해야 했던 업무는 전반적인 학생 관리, 관련 서류 작성, 공항 픽업 등 이 있었다.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발생하는 모든 이슈에 대해 즉시 반응하여 해결해야 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이 학원에 빨리 적응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나에게 다 새로운 일이었고,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일이 자주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6개월 간 인턴이었다가 정직원으로 전환되는 조건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월급은 거의 용돈 수준이었고, 정해진 퇴근 시간이 없이 24시간 항시 대기 근무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생들에게 내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조금 더 신경 쓰면 학생들이 편안하고 만족스럽게 학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날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함께 일했던 매니저도 나의 업무 스타일을 존중해주었고, 자율권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었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었다. 학원의 재정 문제 때문에 결국 정직원을 선택하지 않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학원 사람들과 헤어져서 아쉬움이 남았던 경험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회사에 지원할 때 고려했던 것은 집과의 거리, 안정성, 복지 정도였다. 3개월 동안 15개 정도의 회사에서 면접을 봤고 3개 회사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중에서 제일 집에서 가깝고 분위기가 좋아 보였던 회사에 입사하기로 결정했다.3년 정도 근무하면서 느꼈던 점은 회사는 생각보다 수직적인 분위기였고, 그들의 의사소통 방식이 나에게 맞지 않았다.
제일 큰 문제는 나의 업무역량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회사는 나에게 성취감을 주지 못했고, 성취감을 잃은 나는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업무 외적인 보이는 것에 더 신경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에 회사를 골랐던 기준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 같다. 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회사에 가려면 그 회사의 가치관, 팀 분위기, 의사소통 방식, 성장 가능성 등 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건 돈이나 복지가 아니었다.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인지, 내가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연봉을 적게 받거나 통근 시간이 늘어난다 해도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무엇보다 서로 같이 성장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다면 나는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 앞으로 회사의 '직원'에 머물기 보단 '일원'이 되고자 한다.
나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특히,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더욱 기쁠 것이다. 현대 사회일수록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신체 건강을 놓치기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주변 지인들만 해도 너무 열심히 공부하고, 바쁘게 일하느라 어느 순간 본인들의 몸과 마음에 병이 있음을 늦게 깨닫고 후회했다. 이러한 케이스들을 보면서 바쁜 현대 사회인들에게 운동과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한 일임을 체감했다.
나는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힘들고 우울했던 순간에도 운동은 나에게 힘이 되었다. 퇴근 후에 2~3시간이 넘게 운동하면서 그 날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렸고, 힘든 날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나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면서 운동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이 친구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했고, 좀 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가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나는 운동을 함께 하면서 가까워진 친구들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며 소통하고 있고, 이것은 내 삶의 또 다른 기쁨이 되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일을 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