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게는 없고 인간지능에게 있는 한가지.
2007년 군대를 제대했다.
가을에 제대한 나는 학비를 벌기위해 부단히도 뛰어 다녔다.
2008년 겨울 백운역 사거리에 조그마한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목소리가 어찌나 하이톤인지..
귀가 따가울 정도로 열변을 토한 사장님.
아직도 기억나는 그녀의 이미지. 빨간 립스틱에 컬이 깊게 들어간 긴 파마머리
흡사 배우 박혜미와 도플갱어가 아닐까 의심되는 외모였다.
그 땐 참 보기드문 인상이었다.
뭔가 상당한 달변이었던 기억이 난다.
조금 지저분하게 느껴졌던 사장실을 나와 내 자리를 안내 받았다.
퀭....한 촌스러운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인 전화기 한대. 그리고 A4 용지 4장에 가득 적힌 전화번호 내역.
그렇다. 나의 첫 화이트칼라 인생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바로 텔레마케팅 사무직이다. 무려 사무직!
전화를 걸었다. 끊었다. 내가. 도저히 울리는 신호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그 이후 6개월간 난 수만통의 전화를 걸었고 어설픈 온라인 학습 컨텐츠를 2명의 고객에게 연간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그 때는 돈이 필요했다. 학비며 자취방비며 온갖 잡다한 비용을 벌어야만 했고, 방학이면 남들 다가는 여행이나 어학연수는 꿈도 꿀 수 없던 난. 주말에는 편의점 야간알바. 평일에는 텔레마케팅 알바를 하며 그렇게 돈이라는 놈에게 무릎을 꿇고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로 존재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그렇게 나의 텔레마케팅 스토리는 시작 되었다.
온각 욕은 그 당시 다 들어본 것 같다. 자기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며. 너 지금 어디냐며 보인이 찾아가겠다며 죽어버리겠다고..
그대에게 무작정 전화건 20대 청년의 목소리가 그리도 거슬렀던지. 그 아저씨는 나에게 정신적 살인을 저질렀다.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는 욕들. 마치 사람을 죽일 것처럼 뱉어내는 그 폭력성에 난 너무 무서워 벌벌 떨었다.
그의 스트레스가 나로 인해 풀렸다면 지금은 만족한다. 그까이껏 ... 쓰레기통 한번 되주고 말지.
하지만 그 떄는 정말 무섭고 절망스러웠다.
연구를 했다. 텔레마케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멘트를 가다듬고 안정적인 목소리를 내기위해 노력하였으며, 초반 몇초간의 통화를 수천번 해본결과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말투, 음의 높낮이, 호흡의 정도 등으로 성공적인 고객군을 분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난 그렇게 비지니스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밑바탁에서부터 무던히도 애썼던 것이다.
그렇게 너무나도 힘들고 거지같았던 나의 텔레마케팅 경험.
그러나 내가 이를 통해 깨달은게 하나 있다.
진인사대천명..정말 하늘이 하신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무조건 길이 있다.
먹는게 안맞어서 너무나도 힘들었던 이 하루를 떠나 보내며...
dear Joseph 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