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아래로 흐른다

야망, 용기, 겸손, 절제에 대하여

by 심프로

한달전에 내 생에 첫 유럽을 다녀왔다.

혼자도 아니고 친구나 연인도 아닌 가족, 그것도 무려 7식구가 함께한 대규모 여행이었다.


애기 조카 둘과 함께하며 순수한 아가들이 주는 기쁨과 동시에 전쟁터같은 육아도 경험할 수 있었던 건 여행의 백미.


무엇보다 살아생전 두분이서 함께 해외여행 한번 해본적 없으시고 고생많이 하셨던 부모님께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드린 것 같아 마음의 충만함이 가시지 않는다.


여행 자세한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나는 개인적으로 스위스 인터라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산과 들, 눈과 호수 나무와 아름다운 목조건물들.

물소리 그리고 새소리 바람소리가 만들어내는 세레나데.


영원할 것 같은 높고 맑은 하늘.

애머랄드 빛 호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천국이 어떤 생김새일까 평생 계속되온 궁금증의 단서를 발견한 기쁨도 느끼곤 했다.


융프라우를 둘러싼 눈과 강인한 자연의 인내를 보여주는 협곡들, 나이프로 치즈를 절단한 것 처럼 쭉 뻗은 절벽을 흐르는 폭포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 높이와 웅장함이 주는 위엄이 다소 두렵기까지 했다.


저 3천5백미터 해발에 달하는 융프라우의 협곡 폭포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호수에 이르러 물방울들이 그것을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위엄과 강인함 장엄과 비장함에의 동경을 지나 아래로 흘러흘러 호수가되는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누구보다 야망있고 절실한 나는 어쩌면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것.

용기는 정의를 향할 때 ,

용기가 아닌 무모함에 대하여.


정의로운 사람은 겸손하고 절제할 줄 안다


겸손하면 절제할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한 역랑이다. 넓고 깊은 호수를 닮고 싶다.

잔잔한 울림과 넓은 마음으로 사람의 눈을 마주하고 품을 수 있는 나이고 싶다.


굽이굽이 이줄기 저줄기 굽이치며 빠르고 가늘게 흩어지는 물줄기로 끝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기여해야만 하는 곳을 향해 변함없고 끝임없이 호수를 향해 내리막을 감당할 수 있는 절제할 수 있는 나.


조금 없어보여도 조용해 보여도 나는 그렇게 내면을 강하게 단련하며 나아가야겠다.


인정과 평판, 지위와 칭찬, 풍족한 소비와 과시로 점철된 야망을 쫓는 무모함이 아닌.

뿌리깊은 진정성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나아가며 천천히 그러나 지속가능하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용기있는 강한 내면을 지닌 야망가로 이 찰나의 삶을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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