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공의 중요성에 대하여
< burn out..and recovery!!!>
1984년에 태어나서..
36년을 살아냈어요.
12살때부터 우리집이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어요.
울음이 멈추지 않았던 나날들.
입술을 깨물고 생각했어요.
공부 잘해야지.
엄마 아빠를 위해서.
좋은 점수를 보여드려야지.
우리집은 너무 가난했었던 것 같아요.
전기도 가끔 나가서 촛불을 부랴부랴 찾기도 하고.
쌀이 없으면 라면 혹은 수제비로 맛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엄마와 할머니는 자주 갈등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마다 저는 일부러 오바해서 울었어요..
제가 켁켁거려서 울면..그 갈등이 잠시 멈췄어요
저의 유일한 낙은
제 옷장에 숨겨놓은 외국산 쿠키 셋트 박스.
학교에 다녀와 몰래 꺼내먹는 그 한개의 쿠키가
저의 기대였고 낙이였어요.
어느 날 저의 그런 모습을 발견한 엄마가.
저에게 회초리를 들며 혼내셨답니다.
이기적인 제가 너무 싫었던 그 순간.
잊지못해요.
나누는 삶. 없어도 베푸는 삶.
우리집은 가난했지만 그렇게 베풀고 또 나누고
사랑하며 기도하며 살아왔답니다.
네..저를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PK 목사님의 아들이예요.
목사님의 아들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뭔지 아세요?
목사님 아들이 왜그래?? ㅎㅎㅎ
저는 할 수 있는 것보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 많았어요.
세상은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 있고 저는 선을 선택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배우고 혼나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선이 뭘까요? 착한건 뭘까요..
36년동안 저에게 돌아온건..무시와 멸시와 놀림과
호구스러움과 배신과 한계...너무나도 큰 벽이 주는
압박감.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살아갈거라 생각하며 잠들기 위해
눈을 감으면 두렵기도 합니다.
마치 감은 두눈에 가득한 어둠이 나의 미래인 것처럼.
참..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실수 투성이에 못난 내 모습을 발견하는 요즘은
너무 번아웃이 오는 것 같아요.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
같은 현재에 지쳤나 봐요.
한번도 본 적 없는 내 자신에 오늘은 참 놀랐습니다.
한달 넘게 쉬었던 운동을 하러 집옆 헬스장에 들렀어요.
일단 러닝머신에 올라타 좀 걷자고 생각했는데..어느새 50분 넘게
10KM 로 전력질주하고 있더라구요.
땀이 나고 다리의 근육이 단단해짐을 느끼며..뭔가 회복되는 기분이 퍽 좋더라구요.
이왕 오랜만에 헬스장에 온 김에 딥스도 20회 벤치도 하고 렛 풀 다운도 하고..
유산소부터 웨이트까지..
2시간 남짓 성공적인 운동뒤에 흠뻑 젖은 제 모습은 이미 자신감에 가득 차있었답니다.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내일 입고갈 옷을 걸어놓고..밑이 터진 정장바지 바느질도 정성스레 ..
책상정리도 오랜만에 깔끔하게 하구요.
흩어져있던 자료와 책도 PJT별로 구분해서 정리하고.
오랜만에 글도 쓸 여유도 찾고.
요즘 제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호계식 이라는 자그만 외식업체의 월급날이라 15명 직원분들의 급여를 정리하고 세무사님에게 메일도 보내고.
하루가 금새 지나갔네요.
분명 어제까지는 번아웃에 허덕이다가 운동이라는 작은성공에
다시 회복하는 나를 보고 있자니.
참 단순하고 낙천적인 제가 새삼 재밌게 느껴지네요.
사랑하는 저의 인연들도 다 저처럼 오늘하루 치열하게 사유하며
살아내셨겠죠 존경합니다. 모두.
절실함. 용기. 절제. 겸손함. 나눔.
저에게 가장 소중한 키워드인 것 같아요.
인피니트의 스톤들처럼.
내일도 치열하게 살아내야겠습니다.
회사에 출근하면 커피와 크로와상 한조각 베어물 생각에
기대되는 이 느낌. 참 좋은 것 같아요 .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