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일본 다도를 접하다

강하고 절제된 형식미가 매력이예요

by Scarlet

일본 다도를 배우게 되었다. 정말로 우연이다.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지만, 지인의 지인이 일본 다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도 우연히, 일본 다도를 하는 분을 뵐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두번에 걸친 일본 다도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멋진 일인지! 쓰면서도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모노를 입고 할 수 있는 활동이 다도라는 생각으로 다가간 거였지만, 다도 쪽에서 내게 이렇게 성큼 걸어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기회를 냉큼 잡는 나야말로 승리자! 라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지인의 친구분이 하는 다도 수업을 갔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프리했다. 기모노를 갈아입고 수업을 듣기로 했는데, 그분은 기모노 입는 법을 정식으로 교육받으신 분이라고 한다! 그런 분 앞에서 기모노를 어중이떠중이처럼 입고 있는 내가 어쩐지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좋았다. 이런 특별한 날을 대비해 준비해둔 예쁜 분홍색 기모노를 입고, 오비를 어떻게든 매고, (이중 오타이코는 메기 어렵지만 아주 단단하게 메어져서 꼭 이렇게 메는 게 좋다! ) 수업을 들었다.


무릎을 꿇고 계속 앉아 있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건 단순한 행동이나 체험이 아닌, '자신의 수행'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 싶었다. 수행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어렵기 때문에 수행이라 불리는 것일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수행이라고 생각하자 속에서 투덜거리는 감각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일상'과 '수행'은 내 속에서 전혀 다른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선생님의 제자분이 한 분 오셔서 데마에를 보여주셨는데, 아주 멋졌다. 우아하게 후쿠사를 접는 모습도 굉장했다. (나는 이 때까지만 해도 후쿠사 접기가 쉬울 것이라고 아주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차를 한 잔씩 마시고 나서, 질문응답 시간을 가졌다. 나는 족자라던가, 다나라던가, 오오나츠메라던가 하는 것을 물어본 걸로 기억한다. 선생님은 굉장히 족자의 뜻, 다나의 의미, 오오나츠메가 맞다는 것을 알려주시면서 좀 놀라셨다. 아마 차를 처음 접한다는 사람이 일본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보고 혼자 공부했다 하니 즐거워하셨다. 잘 모르는 세계라 혹시 실수를 했나 염려했지만, 다행히 선생님은 그것을 초보자의 귀여운 행동으로 받아들이신 것 같았다.


이상한 일이지만 일본차는 기모노를 입을 때부터 긴장을 한다. 그래서 기모노를 벗으면 긴장이 확 풀리는 것을 느낀다. 집에서 일상다도를 할 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이라, 어쩐지 낯설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다. 뭔가 긴장했다는 것은, 내가 노력했다는 뜻이니까. 적어도 내가, 그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려고 했다는 뜻이니까.


두 번째로 간 곳은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된 곳이었다. 첫 번째로 놀랐던 것은, 로지에 물을 뿌리는 것이었다. 징검돌이 있고, 로지에 물을 뿌리는 것은 정원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정원이 없는 이곳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동받았다. 두 번째는 츠쿠바이에서 실제로 손과 입을 씻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꽤 즐겁고 재미있었다. 실수로 양말을 잘못 신기는 했지만 (양말은 흰 것을 신어야 한다) 다행히도 차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알고 있었는데 준비하는 것을 깜빡했어서,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곳에는 따로 옷을 갈아입지 않고 바로 데마에를 보았다. 선생님의 동작은 깔끔하고 정갈했다. 누구든 하루만에 할 수 있는 것(물론 수련에선 그럴 수도 없겠지만 행위만) 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내 생각에 저런 동작들을 하루만에 익힌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여기서도 차를 한 잔씩 마시고 대담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새삼스럽지만, 일본다도란 정말 섬세한 것에도 신경을 쓰는구나 하고 감탄했다.


일본 다도를 배우기로 마음먹었지만, 와리게이코(연습)를 할 때마다 느낀다. 그 때 내가 본 행동들은 결코 한두 번의 몸짓과 노력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내가 멋진 기모노를 입고 차회를 여는 날이 오길 바라며, 일본차에 대한 짧은 체험기를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아마 일본 다도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부터 계속될 것 같다. 일본차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쉬운 것은 없다. 쉬운 길은 없다.

익숙해지면서 쉬워질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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