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소망
새벽 달리기를 시작했다. 거의 일 년만에 달리는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귀찮아서, 그 이후로는 발목 문제로 도통 운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을 하다가 하지 않으니, 확실히 몸에 바로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다. 몸이 좋으려고 한 운동인데, 그 운동을 좀 쉬었다고 바로 영향이 오다니. 그렇게 내 몸무게는 일평생 본 적 없던 6을 앞자리에 두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어쩐지 막막한 기분이 되어,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특히 발목 문제는 거의 일 년간 나를 잡아먹은 고질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결국 운동을 시작하고 교정 선생님과 긴 상담을 거쳤다. 일단 달리기를 무리해서 하지 않는 선에서, 발목 보호대를 하고 달리는 것으로 협의를 보았다. 그래, 드디어 긴 시간동안 하지 않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달리기는 몇 년 전에 열심히 한 적이 있다. 꽤 좋아했다. 다만, 너무 힘들었다. 30분을 계속해서 달리는 거였는데, 15분 달리기에서 항상 포기하곤 했다. 그러다가 몇 달 뒤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시작하고. 이런게 계속되며 달리기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 이후로 수영도 조금 하다가 그만두고, 다른 운동도 이것저것 손대 보았지만 역시 달리기만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영은 애초에 수업을 듣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고, 다른 프로그램들은 강사가 정해준 시간에 따라야 한다. 내 멋대로 내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건 달리기 뿐이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나 혼자서 한다고 하면 안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친구를 꼬드겼다. 함께 달리기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말에 친구도 동의하는 눈치였다. 친구도 운동을 잘 하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서 함께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둘 다 딱히 여유가 없어, 새벽으로 시간을 잡았다. 함께하게 되니, 확실히 좋긴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가는 것이 최고로 힘들었던 내가, 벌떡 일어났기 때문이다. 으악, 약속 시간에 늦을라!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시계에 알람을 다시 맞춰두고 나니, 운동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달리기 앱에서 1km 넘게 뛰었다는 축하의 말을 전하는 것이 신기하다. 달리기를 한 날은 어쩐지 기분이 개운하다. (하지만 동시에 졸리기도 하다.) 이게 달리기의 긍정적인 효과일까? 살은 아직 빠지지 않았지만, 체력이 좀 올라가 준다면야 그걸로도 대 환영이다. 계속 앉아서만 일하는 탓에, 체력이 굉장히 나빠진다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졸리거나 힘든 건, 다 미래의 내가 건강해지기 위한 수고인 거라고 스스로를 도닥인다.
새벽 달리기는 춥다. 특히 최근에 날씨가 더 추웠어서 힘듦이 더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즐거움을 느낀다. 힘들면 힘들수록, 내가 이 힘듦을 이겨 냈다는 뿌듯함이 아침에 함께한다. 그래서 아침에 한가득 몰려오는 피로도, 저녁이면 뻗을 것 같은 기분도 견딜 수 있게 된다. 이게 체력이 늘어나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몸이 튼튼해지고 있다!
다들 달리기를 하면 좋겠다.
다들 건강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