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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arlet Mar 19. 2024

[일상 이야기] 나는 MZ 세대일까 아닐까

내가 봤을 때 평범한 NG세대인 게 아닐까?

나는 MZ세대라던가. 요즘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MZ세대. 난 저 단어를 엠제트라고 읽었다가 늙은이라고 놀림당한 적이 있는데, 엠지라고 읽는단다.  나는 MG는 무슨 뜻이냐고 친구에게 되물었고, 친구는 마치 노답인 인간을 보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 개그 센스는 친구에게 NG였던 모양이다. 요즘은 아무래도 내가 지냈던 시대와는 좀 다른가보다. 물론 나는 유달리 남들보다 정보가 뒤쳐지는 편이긴 했지만, 이번 건으로 완전 늙은이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MZ 관련해선 이런저런 말이 많이 들린다. 할 말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것. 나는 MZ가 좋아하는 브랜드도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마르디, 마뗑킴, 마리떼던가. 3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친구는 마뗑킴 가방을 샀고, 나는 그 가방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나름 명품 유튜브를 이것저것 보고 있었는데, 이런 브랜드는 또 처음이라 신기했달까.... 나름 브랜드 가방 소개 유튜브도 많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MZ들은 나와 보는 시각도 다른가보다...


.... 고 말하기엔, 놀랍게도 난 아직 삼십대고, 엠지 세대 안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그들과 무엇이 달라서, 이만큼의 격차를 느끼게 된 걸까! 하며 MZ의 뜻을 찾아 보니 밀레니얼 세대의 M과 Z세대의 Z를 합친 단어였다. 애초에 이 용어의 스케일은 합칠 수 없는 두 부류를 합쳐 놓은 것이다. 10대와 40대가 한 세대로 묶이면 어떡해요! 최근엔 사회 변화가 너무 빨라서,  3~4년 격차도 어마무시하게 느끼는데! 20대와 30대도 차이를 느끼는데 10대와 30대를 묶어놓은 건 진짜 너무 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 세대를 정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이해한다는 것은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판단력이 필요하다. 나는 MZ세대 내의 '열풍'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검색해서 찾아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다. 도파민 뿜뿜하는 느낌! 젊은 친구들은 이런 재미있는 걸 매일매일 보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MZ들 중 가장 재미있는 건 결국 Z세대인데 밀레니얼이 낑겨들어 거기에서 오는 반사이득을 받는 것 같다고. 어쩌다 보니 좀 젊어진 느낌도 든다.


갑자기 왠 MZ세대 썰을 푸느냐 하면, 어쩐지 나는 MZ세대에서 많이 벗어난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나는 사회생활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멘탈적으로는 꼰대에 가깝다. 업무와 사생활이 있을 때, 약간의 사생활은 포기할 수도 있고, 업무를 조금 이른 시간에 할 수도 있다. 업무에 목숨을 걸지 않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최근에 듣는 MZ들의 이야기는 나의 꼰대력을 대단히, 대단히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꼰대인 건 아니다. 난 내 삶을 굉장히 중시하고, 남들에 비해 업무에 할애하는 비중도 낮은 편이다. 남들 생각보다 업무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생활이 중요하고, 업무는 적당히. 이 부분에 있어선 아무리 봐도 MZ세대다.


하지만 내가 봤을때 우리 세대는 여엉 NG세대다. 이게 촬영물이었다면, 컷! NG! 저기서 다시! 이 소리가 나왔을 것 같다. 나는 애매하게 낑겨서, 윗세대처럼 꼰대짓을 할 수도 없고 MZ세대처럼 당당하게 자신을 피력할 자신도 없다. 애매하게 낑겨, 남들의 평판 사이를 떠다니는 No Good 한 처지가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MZ든 NG든 우리는 우리의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난하고 어려운 일이더라도,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대한 좋게, 최대한 편하게. 그런 생각으로 나는 오늘 하루를 최대한 행복으로 채우려 노력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힘들어서 울고 싶은 날도 있겠지. 그럴 때마다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쳐 본다.


NG, 컷! 자, 그럼 내일은 좀 더 재밌게!


MZ세대로서, 나는 아마 계속 이렇게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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