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쇼생크 탈출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것

by Scarlet

쇼생크 탈출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서럽겠다' 였다. 앤디가 잃어버린 이십 년간의 삶이 너무 서러울 것 같았다. 두 번째 보았을 때는 '대단하다' 였다. 나는 겁쟁이니까, 조심히 벽을 뚫어가며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앤디의 삶이 너무 멋져 보였다. 세 번째로 보니, 앤디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는 건 건방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내 생각을 한번 이 곳에 옮겨보기로 한다.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시시하다. 다만 TV에서 줄창 틀어줬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티비를 틀어 영화 채널을 틀면 열에 한 번 정도는 이 영화를 해 줬다. 최근에도 다시 이 영화를 보았는데, 어쩜 그렇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디와 레드의 우정은 다정하고, 앤디의 노력은 아름답다. 그는 교도소 내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쇼생크 교도소는 인간다움이 없고, 탈세와 부정이 가득하다. 교도소의 사람들은 권태에 젖어 있고, 간간한 쾌락을 쫓는 것으로 지루함을 달랜다. 하지만 앤디는 다르다. 앤디는 저 벽 너머를 끊임없이 갈구한다. 이 삶에 지독하게 익숙해져 나가지 않으려 발버둥치던 브룩스와, 브룩스에 대해 이야기하던 레드의 발언은 그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십 년, 이십 년이 넘어가는 그 긴 세월 동안, 증오하던 존재가 결국 자신의 삶 전부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은 중요하다. 알고 있다. 레드의 말, "희망은 위험한 거야." 의 말뜻을 안다. 아주 옛날에 언뜻 들은 이야기가 있다. 전쟁 포로가 된 미국 군인들 중 일부는 끝없이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이번 부활절이 지나고 나면, 혹은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혹은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면 해방될 수 있을 거라고. 그런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살아나가는 군인들이 있다고. 그리고 그들은 그 기간이 지나고도 자신들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끝내 버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던가 하는 이야기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레드의 말대로, 희망은 위험하다.

기한을 가지고 있는 희망은 위험하다. 그건 희망이 아니라 길 바라는 무언가에 가깝다. 그 때까지, 무엇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소원. 희망은 그것보다 좀 더 어렴풋하지만 뚜렷한 등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앤디가 가지고 있는 '자유' 같은 것. 뚜렷하게 잡을 수 없고 기한과 정확한 내용은 없지만, 그 빈 칸을 내가 채워 나가며 장는 서서히 그 이미지를 찾아간다. 그런 게 희망이 아닐까 한다. 가장 어렴풋한 테두리, 우리가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지시하는 것.


이 영화를 보면 항상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내게는 어떤 희망이 존재하는가? 질문에 뚜렷한 대답이 나온다면 그것이 진짜 희망인지, 혹은 그것이 진짜로 인간답게 사는 삶인지를 다시 한 번 물어봐야 한다. 혹시나 나는 소원을 희망과 헷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인간다움의 기준이 현대 사회가 가진 기준으로 보아 옳은지 같은 것. 끊임없는 성찰이야말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일일 것이다.


희망을 잃고 산 레드가 브룩스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도, 그런 레드의 희망을 앤디가 다시 일깨워준 것도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이거야말로 진정한 우정이 아닌가 싶었다. 레드와 앤디의 우정은, 언뜻 보기에는 눈에 띄지도 않고 확실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그 감정은 진정한 우정이었다. 문득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은, 사실 굉장히 화려하게 덧칠된 것이 아니었을까. 사실 진실한 우정은 단 한 번, 그 사람을 이해해 주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몇 번이고 다시봐도 몇 번이고 새롭게 내게 다가오는 영화, 쇼생크 탈출,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의미이기를 바란다. 우정도, 희망도, 인간다움도 어쩐지 변질되어 버린 현대 사회를 따뜻하게 일깨우는 아름다운 영화이니. 이 영화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상, 우리는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반복해 본다. 이 영화에서 내가 깨달은 두 가지.


희망을 가질 것.

인간답게 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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