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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arlett Jang Mar 31. 2022

커피, 미각으로만 마시나요?

공감각적 커피 마시기

와인은 마실 때 시각, 후각, 미각으로 세 번 마신다고 한다.

술을 거의 못하는 나에겐 커피가 그런 존재다. 사실 커피도 2 이상 마시면 속이 쓰려서  마신다. 그렇지만 매일 집이나 직장에서 습관처럼 원샷하듯 마시는  니라 어떤 장소에서 공감각을 충족하며 커피를 시면 행복감을 가득 만끽할 수 있다.

스페인 빌바오의 어느 카페에서


분위기 느낌이 좋은 공간에 있을 때,  볶은 원두향이 가득 퍼지면 고소한 향들이 코끝에 으면 기분이 벌써 좋아진다. 만약 즐겨 듣는 취향저격의 음악까지 나온다면 더욱 신이 난다.

 손으로 잔을 잡았을  느껴지는 따듯함(여름엔 시원함) 충분히 느낀  그제야 마시는 커피 맛은 말로 표현할  없이 좋다. 시각, 후각, 청각, 촉각이 차례로 충족된  미각을 느낄 때면  풍요로움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매일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더라도 공감각을 사용한다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면, 의식적으로 공감각의 하모니를  느끼며 마셔보라.

분명 이전에 보지 못한 즐거움을 가득 느끼게  것이다.


하긴, 내가 이렇게 늘 말해도 남편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10 이상 살다가 고향에 내려온 자칭 서울 사람이라 우기는 전형적으로 경상도 남자인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고, 아지매야. 커피가 다 똑같지. 무슨 커피숍에서 비싼 커피를 마셔야 맛있나."

(서울에서 쓰는 표준말은 완전 깡그리 잊어버린 듯하다...)

남편은 커피를 하루에 3~4잔씩이나 마시는데 맛있어서 마시는 게 아니라 그냥 잠을 깨려고 마신단다.

물론 주로 믹스커피만 먹는 남편이지만 비싼 커피든 편의점 커피든 맛은 똑같다고 한다.

나 역시 이해가 안 되긴 마찬가지다. 어찌 그 향과 맛이 안 느껴질 수가 있지?


연애할 때는 그렇게 좋은 곳을 데리고 녔으면서 그동안 수없이 마셨던 커피는  그냥 단순 음료였네.

그래도 와이프의 성향을  알기에 주말에 같이 외출이라도 하, 커피숍에 들러 분위기를 즐기는데 동참해주긴 한다.(그게 유부남의 살아가는 방법이겠지만)


데이트시절 다니던 커피숍들

비단 커피뿐 아니라 나는 뭐든지 공감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두 가지의 감각보다 모든 감각을 사용하면 몸으로 느껴지는 감동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어차피  오감을 동시에 쓴다고 손해날 것도 없고, 그렇게 하다 보면 감각들이 점점 더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혹, 누군가에는 귀찮고 피곤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감각과 감수성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일상 속의 감각 키우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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