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없는 성장은 없다

글로벌 테크 기업의 신생 지사로 살아남기

by 스칼렛

2022년 11월 설립된 이래, 한국 지사는 본격적으로 2023년 처음 full year sales cycle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3분기가 막 지난 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시점이 찾아왔다.


한국 지사는 현재 3개월의 honeymoon period가 지난, 나를 포함하여 총 6명의 fully ramped-up 된 AE (영업대표)와 BDR, 엔지니어, 마케팅, 파트너 서포트 인원으로 구성되어 돌아가고 있다. 3분기까지 APJC top performing country로 좋은 성적을 받아왔는데, 추석이 지나고 4분기부터 더욱 healthy 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아직 해당 조직에 몸담은 지 채 4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의 현지 지사가 생기고 사업을 이어간다는 건 끈임없이 나와 우리 조직의 존재 이유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하는 과정인 것 같다. 지사장이 리더로써 APJC, 더 나아가 글로벌 레벨에서 받는 압박에 대해서는 말 할 것도 없고, 지사에서 일하는 개개인 역시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APJC 리더들에게까지도 나라는 존재가 이러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고, 지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input을 끈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


보통 세일즈에서 분기당 목표 매출 (Goal)을 안정적으로 해내려면, goal의 약 4배 정도 되는 pipeline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첫 달에 분기 목표의 약 25%를 해야 한다고 한다. 수치적인 기준들을 보았을 때, 이번 4분기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치만 위기는 또 다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오늘 소집된 긴급 회의에서 나왔던 주요 내용들을 내 기준으로 정리해 본다.


1) Forecasting의 중요성

B2B 테크 세일즈를 시작한 순간부터 배우게 되는 것이 forecasting 이다. 내가 숫자로 표현되는 이만큼의 매출을, 이 고객에게서, 이 시점까지 만들어 오겠다는 commit을 매주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commit 하는 숫자들은 내 매니저에게, 매니저는 regional 그룹 리더에게, regional 리더는 글로벌 리더에게 보고되어 회사의 예상 매출에 반영된다. 상장된 회사라면, 이는 바로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며 고스란히 직원인 내 연봉이나 지사에 대한 투자 조정으로 돌아오게 되는 구조이다.


Commit한 숫자를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commit의 시점 역시 중요한 이유다. B2B 세일즈를 막 시작한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언제 commit 하는지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그냥 이번 분기 안에만 closing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3개월로 구성된 한 분기에서, 첫 달에 3개의 딜을 하고 나머지 두 달에는 아무 성과가 없는 것과 모든 달 1개씩의 딜을 closing하는 것은 회사의 매출에도, 개인으로서 조직에 비춰지는 역량 부분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다.


2) 100% 근무 자율 환경에서 '나'라는 개인의 presence 를 알리는 법

우리 회사는 현재 100% 자율 근무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어디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아무리 과정이 힘들고, 노렸했더라도 결국에는 결과로 평가받게 된다는 무서운 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끈임없이 내가 여기서, 이러한 일을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공지가 있었다면 이를 인지하였다고 chat이나 이메일로 답변을 꼭 남기고, 고객사/파트너와 미팅을 했다면 고객에게 보내는 meeting summry 메일에 매니저를 cc/bcc할 수도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개인적으로 아직도 많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더욱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3) 오늘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가?

Q3를 마무리하며, 해당 분기를 돌아보고 다음 분기를 준비하는 QBR때 나는 이번 분기 꼭 이루고 싶은 key priority 와, plan and beyond를 하기 위해서 각 달마다 어떠한 일을 할 것인지 정리하여 발표했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대체로 Plan 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 회의에서 언급된 남은 두 달 간의 40 business days plan을 좀 더 정교하게 세워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새로운 분기를 시작할 때 마다 이러한 60 business days plan을 무조건 가져가 내가 매 일, 매 주, 매 달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며 살아가야 겠다고 다짐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위기 없는 성장은 없다고 한다. 내년에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성장을 하기 위해, 현재 문제를 직시하고 우선 순위를 다시 확인하며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한국 지사는, 그리고 나는 앞으로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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