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X물리] 달. 너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 중인데?

나의 법칙은 곧 너의 법칙.

by 과커콜라

중력가속도.

들어는 봤다. 학교 수업에서도, 다큐에서도, 여기저기서.

9.8 m/s² = 1초에 9.8m씩 빨라진다.


근데 왜 하필 9.8일까?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번엔 그 숫자 하나를 한 캔, 한 캔 따보자.


스크린샷 2025-06-20 20365425.png

밑에 법칙은 뉴턴의 제2법칙 "가속도의 법칙"

어떤 물체에 힘이 가해지면, 그 물체는 가속된다.

즉, 같은 힘을 줬을 때 질량이 작으면 더 잘 움직이고, 질량이 크면 덜 움직인다.


뉴턴은 저 두 법칙을 알아낸 후.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면, 그 힘이 실제로 그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 되는 거잖아?'

즉, 지구가 물체에 '중력'을 통해 가한 힘과 어떤 물체가 떨어지는 힘을 같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뉴턴은 두 법칙을 연결해서 수학적으로 풀었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기억나십니까? 식 두 개 연립해서 푸는 것 말입니다.)

스크린샷 2025-06-20 205320.png

두 식을 연립해서 풀어보면 맨 아래의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것을 지구가 얼마나 당기고 있는가를 계산해 보자.

a = 가속도,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변한다는 뜻.

이 'a'를 중력가속도 'g'라고 부른다.

위의 수치를 대입해 보면 9.8이라는 숫자가 나오게 된다.

그렇다는 말은 중력가속도는 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길 때의 가속도가 약 9.8m/s^2 이라는 뜻!

지구 표면의 모든 물체는 약 9.8m만큼 지구 쪽으로 가속되고 있다.


9.8은 지구가 우리를 얼마나 세게 붙잡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다.
그리고 이것은 만유인력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이 맞물려서 나오는 수학적 결과.

그렇다면 달은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보자.

아까 위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뉴턴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을 연립한 식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위의 수치를 대입해 보면, 지구 중력에 의해 달은 약 0.0027m/s^2의 가속도의 힘을 받고 있다는 것.

즉, 달은 1초마다 약 0.0027m만큼 지구 쪽으로 가속되고 있다.

더 쉽게 말하면 : 1초마다 약 1.35mm씩 지구 쪽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출처 : 네이버 뉴스 일부 발췌 / 쥐불놀이

'쥐불놀이'

아마 요즘 젊은이(?) 이하의 세대는 모를 수도 있는 쥐불놀이.

우리가 팔을 돌리고 있을 때, 어깨를 중심으로 원운동을 한다.

이때, 실이 당기는 힘을 구심력이라고 한다.

원심력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밀려나듯 느껴지는 힘이며, 관성에 의해 밖으로 자꾸 튀어나가려고 하는 힘이다.

즉, 가짜힘이다.

그렇다.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원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뉴턴은 자신이 쓴 논문 '프린키피아'에서 '대포알 사고실험'을 진행했다.

뉴턴의 사고실험은 이런 것이다.

현재 내가 대한민국에서 동쪽으로 포를 쐈다. 처음 떨어진 곳은 일본(V1)이다.

기술력을 높여서 더 멀리 동쪽으로 포를 쐈다. 두 번째 떨어진 곳은 미국의 LA(V2)다.

기술력을 더 높여서 더 멀리 동쪽으로 포를 쐈다. 세 번째 떨어진 곳은 영국의 런던(V3)이다.

여기서 더 세게 쏘면 다시 내가 있는 대한민국 위를 계속 도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원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출처 : 네이버 '싱크셀러님의 블로그'에서 일부발췌

버스에서 앞으로 가다가 갑자기 멈출 때, 우리는 앞으로 와르르 쏠리게 된다.

왜냐하면 버스는 멈췄지만 우리는 여전히 앞으로 가고 있는 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만약, 포를 엄청난 빠르기로 쐈을 때의 힘이 지구가 당기는 힘보다 크면,

포는 곡률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앞으로 가야 한다. 지구를 넘어서 우주로.


이 현상을 달에 대입을 하면, 달은 만약 지구가 중력이라는 힘으로 당기지 않는다면,

관성의 법칙에 의해 벌써 저 우주로 멀리멀리 직진을 하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구가 당기고 있기 때문에 달은 지구의 궤도에 붙잡혀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원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즉, 달의 원운동과 쥐불놀이의 구심력과 관성의 법칙에 의한 원심력을 몽땅 짬뽕을 한 결과물이 바로

달이 지구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달이 공전과 자전을 하지 않는다면 즉,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고 한다면 아까 우리가 봤던

1.35mm씩 지구 중심으로 떨어져야 한다.

쉽게 표현하면 쥐불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쥐불이 멈춰버리면 그것을 들고 있는 나의 팔을 향해

불이 다 와르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달은 지구를 1초에 약 1km씩 공전하고 있다. 정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지구의 중력에 의해 붙잡혀 있는 그 모습이 원운동이 됐다.


저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과 그 위의 우주정거장, 일론머스크의 스타링크 모두 똑같은

중력의 법칙에 의해 지구의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지구를 향해 옆으로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달이 지구를 도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쥐불놀이의 힘, 버스가 멈춰서 승객이 앞으로 튀어나가려고 하는 힘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힘으로

달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태양계의 행성들은 태양의 중력에 의해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더더 나아가 태양은

우리 은하의 중심부를 기준으로 공전하고 있으며, 우리 은하는 이 큰 우주의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우리는 달을 보면서 특별하다고 얘기하지만 실은 우리 자신, 나도 특별하다.

왜냐하면 저 달에게 영향을 미치는 물리법칙이 나에게도 '똑같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달은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와 같은 방법으로.


달도 지구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관성으로, 중력으로, 서로를 붙잡은 채

계속 비껴가며 살아가는 중이다.


우리의 인생이

가끔 공전처럼만 느껴져서 쉼 없이

일에 치이고, 상사에 치이고, 육아에 치이고, 세상에 치이지만.

그건 내가 우주의 법칙 안에서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지쳐버린 마음을 잠깐 토로한 뒤에,

조용히 혼잣말하듯 이렇게 말해보자.

"나, 꽤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몰라"

그 순간 달은,

그저 거기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지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