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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구루 Dec 18. 2023

당신이 평범하지 않기에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됐어요.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직선적인 성격을 가진 앨런과 그에게 변화를 준 조안.]

 앨런은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른다. 듣는 법도 모른다. 인간관계의 대화를 암호라고 생각하는 그는 굳이 그 암호를 풀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가 암호를 풀어도, 그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동료, 상사에게 미움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곁을 내어주지 않고 그의 입장을 설명해주지도 않은 채, 그저 자신의 고집을 관철시킬 뿐인데 어느 누가 그를 좋아할까? 하지만 그의 태도에 변화를 준 인물이 있다. 여성 수학자 조안. 여성이기에 받아야 했던 차별과 시선을 겪은 조안은,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조안의 행동을 본 앨런. 그는 용기를 내 팀원들에게 사과를 하나씩 건네준다. 그렇게 조안의 도움으로 팀원들 간의 결속력이 단단해진다.


[비밀을 알게 된 앨런, 비밀을 들킨 앨런]

 에니그마 해독을 성공하고, 통계적으로 유리한 전략을 짜고 있을 때, 앨런은 우연히 팀원 존이 간첩임을 알게 된다. 존은 비밀을 알게 된 앨런에게 동성애자를 무기로 협박했다.

이때 앨런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동료가 간첩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을까? 아님 동료를 믿고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던 자기 자신에 대해 후회를 했을까? 이것뿐만 아니라 조안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도 했을 것이다.


[크리스토퍼를 사랑한 앨런]

 앨런의 첫사랑 크리스토퍼. 앨런이 괴롭힘 당할 때 구해주고, 모두가 앨런을 이상하다고 손가락질했을 때, 크리스토퍼는 그런 앨런이 유일무이하다고 말해준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크리스토퍼. 그러나 앨런은 그의 마음을 크리스토퍼에게 전하지 못했다.

 이후 또 다른 크리스토퍼를 사랑하게 된 앨런. 또 다른 크리스토퍼는 에니그마 해독을 도와주는 기계다. 앨런은 그 크리스토퍼에게 애정을 쏟는다. 호르몬주사를 맞겠느냐, 감옥에 가겠느냐 하는 판사의 말에 주저 없이 주사를 택할 정도로 그는 기계인 크리스토퍼를 사랑했고 집착한다. 혼자 두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그 정도로 진심인 앨런. 집착의 시작은, 기계는 죽지 않지만, 전기를 켜둬야 한다는 점부터가 아닐까?


[앨런의 이미테이션 게임]

나는 뭡니까? 나는... 기계인가요? 사람인가요? 전쟁 영웅인가요? 범죄자인가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앨런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는 천재 수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심을 해결할 수 없었다. 사람의 생사를 냉철하게 통계로 결정했던 그는 기계일까, 사람일까. 그를 조사하려 했던 형사도 그 답을 알려주지 못한다. 그는 그 답을 알지 못한 채 자살하고 만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시선]

앨런→조안: 아끼는 사람. 아끼는 사람을 위해 앨런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기까지 한다.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 크리스토퍼를 만드는 것을 도와준 사람. 아마 앨런이 두 번째로 좋아하는 사람이 조안이 아닐까? 그래서 조안이 외로운 길을 걷는 '다른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된 것을 축하한다.


조안→앨런: 조안 또한 앨런을 아낀다. 자신을 여성으로 보지 않고 동료로 본 유일한 사람.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준 사람. 외로운 모습을 보이는 안타까운 사람.


[오늘의 질문]

앨런은 평범해지길 원했습니다. 평범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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