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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구루 Nov 08. 2023

우산이 있는데 비를 맞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뿐인가요?

영화 <클래식>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_주희 & 준하]

 준하는 태수의 편지를 대신 써주면서 참 속상했다. 주희와의 추억이 있는 것은 본인인데, 태수와 이어지게 하기 위한 편지라니. 그 편지에 마음을 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주희 또한 편지가 부담스러웠다. 마음이 없는 상대에게서 오는 편지니까. 하지만 나중에 그 편지를 준하가 썼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주희는 편지들을 버릴 수 없었다. 그곳엔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을 담지 않으려 노력한 편지에서 주희는 사랑을 느꼈다 편지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편지를 쓴 사람의 마음, 받는 사람의 마음. 그것이 사랑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람이 부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겁쟁이가 된다. 심장 뛰는 소리나 흔들리는 나뭇잎은 당연히 들리고 보인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똑같이 사랑할까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당연한 것을 보며 당연하기를 바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미안해... 거의 완벽했는데... 해낼 수 있었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 준하는 주희가 자신을 보고 슬퍼할까 봐 미리 만날 장소에 가서 연습을 했다. 눈이 안 보여도 준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더 예뻐졌다고, 더 행복해했으면 좋겠다고. 보이지 않아도 준하는 여전히 주희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 마음만은 둘은 영원하다.



[사랑은 보이지 않게 숨긴다_태수]

난 한 여자만 죽도록 사랑하자는 주의는 아닌데... 걔가 정말 좋아졌다.

 많은 여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태수. 그는 주희가 정말로 좋아졌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고민을 해 주희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희의 사랑은 그를 향해 있지 않았다. 가장 친한 친구, 준하에게 가 있었다. 하지만 태수는 화가 나지 않았다. 아니 화가 났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중한 친구가 주먹을 쥐고 자신을 때리라고 했을 때, 차마 때릴 수 없었다. 준하는 너무 소중하고 친한 친구였으니까. 태수는 그냥 그 자리에 있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지희와 준하가 서로 이어진다면 그것대로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태수는 둘을 도와주었다.

 결국 주희와 결혼하게 된 태수. 태수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해서 행복했을까? 물론 행복했겠지만, 불행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지만 그 여자의 마음속엔 본인이 없다. 그러나 화낼 수도 없다. 그 속에 있는 사람은 사랑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숨기는 것. 이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숨겨도 보인다_지혜 & 상민]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서관이 왜 이렇게 가까운 거지

 친구 수경의 사랑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진 지혜. 하지만 상민은 친구의 남자친구였기에 계속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더 같이 있고 싶고 아쉽지만, 친구를 위해 자리를 피하기도 해 본다.

이거 정말 특별한 우산이네... 언니 이거 내가 갖다 줄게

 하지만 자신의 사랑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상민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었다. 그걸 아는 순간, 지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 상민에 대한 마음이 커질 대로 커졌는데, 상민도 자신과 같다니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벅차고 믿을 수 없었다.



[사랑은 원하지 않아도 보인다_수경]

네가 받은 게 더 마음에 들거든? 바꿔도 되지? 괜찮지??

 수경은 초조했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바라보다 보면, 그 사람의 시선 끝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된다. 거기엔 지혜가 있었다. 그래서 수경은 자존심도 상하고 초조하고 비참했다. 하지만 티 내고 싶지 않았다. 둘이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어렴풋이 보이지만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꾸 지혜에게 상민이 얼마나 자신을 생각하는지, 좋아하는지 설명한다. 너에게 잘해주는 이유는 나 때문이야 라며 지혜에게 설명한다. 사실 수경은 그게 진실이기를 바랐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은 사랑이 보이는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안 보이는거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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