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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Apr 24. 2023

꽃이 빨리 피는 게 아니었습니다.

23. 4. 24. (월) 식물의 재발견 - 식물일기

날씨 : 내일 비가 온다니 먼지들이 조금은 씻겨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구의 날에 생각하는 벚꽃 엔딩'

'지구 온난화 심각, 꽃들 개화 시기 제멋대로'

'동시에 피는 봄꽃이 두렵다!'

'봄의 반란... 더 커진 기후 경고음'

'벌써 스러진 벚꽃, 기후변화 심각하다'

포털에 '봄꽃 개화'를 검색하면 이런 제목의 글들이 뜹니다.

주변을 봐도 차례차례 피어나지도 않고, 개화시기도 많이 빨라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것일까요?

물론 그런 부분도 없지는 않을 듯합니다. 지난 주말 청계천을 걷다가 이팝나무 하얀 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 꽃이 이렇게 빨리 피는 꽃이었어? 정말 심각한 일이군.' 생각하다가 서울 기온이 수원보다는 높아서 그럴 거라고 여겼지요. 그런데 어젯밤 공원을 걷다가 이팝나무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심각하군.. 심각해."라는 생각을 하고 오늘 아침 블로그에서 지난해 기록해 두었던 이팝나무꽃 개화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4월 말에 꽃이 만개했더군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꽃이 빨리 피는 게 아니었습니다. 나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애꿎게 날씨를 탓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문득 도보의 속도가 아니라 자전거의 속도로, 가끔은 자동차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브레이크를 걸어봅니다. 그리고  그걸 인지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며 긍정마인드로 다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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