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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Apr 19. 2023

찔레꽃을 기다리며...

식물의 재발견 - 식물일기 23. 4. 19. (목)

날씨 : 봄바람이 녹아드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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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의 18번은 "찔레꽃"입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흘리니

이별가를 불러주는 못 잊을 사람아~~~~~"


아침 운동을 나갔다가 찔레나무 새순을 보다가 문득 '찔레꽃은 하얀색인데 노래에선 왜 찔레꽃이 붉게 핀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붉은빛이 도는 찔레꽃도 있었습니다. 아직 찔레꽃이 피는 시기는 아닙니다. 꽃을 보려면 5~6월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가 되면 근처만 가도 찔레꽃 진한 향기에 취할 수 있습니다.

어려서 찔레나무 새순이 조금 자라면 꺾어서 껍질을 벗겨서 먹었습니다. 9~10월에 열리는 빨간 열매도 따서 씹어 보면 달싹한 맛이 나곤 했습니다. 어른이 돼서 한 번 따 먹어 봤는데 그 맛이 아니더군요. 아마도 먹거리가 부족했던 어린 시절이라 맛있었나 봅니다.


"고독과 온화함"이란 꽃말을 가진 "찔레꽃" 노래를 울 엄마가 좋아하는지 여쭈었더니 어쩌다 외우게 되셨답니다. 아쉽게 헤어진 첫사랑 얘기는 없었습니다. 올해도 읍내 노래교실 두 개를 모두 신청하셔서 "내가 노래를 잘하면 가수를 하지."라며 씩씩하게 노래를 하러 다니시는 엄마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 응원 중 조금을 떼어 울창하던 찔레꽃덩굴을 잃어버린 공원의 찔레나무에게 보냅니다. 작년 봄 공원 전지 작업에서 겨우 뿌리만 살아남은 찔레나무는 소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꽃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말하고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반드시 필 거라는 응원을 보내며 기다려 보렵니다.




올해 소생 중인 찔레나무

잘려나가기 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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