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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걷는 최선화 Jun 07. 2023

전지적 호박잎시점 ㅡ 호박의 변(辯)

식물의 재발견 ㅡ식물일기

23.6.7. 수


안녕하세요? 호박잎이에요.

제가 좀 까칠하다고 하는 데 제가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못 생긴 사람을 보면 내 꽃처럼 생겼다고 하잖아요.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아세요? 거기다가 이런 노래까지 지어 부르니 내가 까칠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호박 같은 내 얼굴
우습기도 하구나
눈도 둥글 귀도 둥글
입도 둥글둥글~


 못 생겼다, 우습다. 이런 소릴 들을 때마다 잔가시를 만들었더니 잔가시가 좀 되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꽃 보고 못 생겼다고 하면서 열매가 맺으면 따다가 된장찌개, 부침개, 조림까지 얼마나 맛있게 먹던지요. 참.. 거기다 내 잎 따다가 껍질 벗기고 삶아서 된장에 찍어 먹으며 좋아하잖아요.


못 생겼다 말고 예쁘다 예쁘다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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