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지방 출강을 위해 아침 6시 15분 집을 나섰습니다. 강의는 10시지만 7시가 넘으면 도로에서 30분 이상을 허비해야 해서 이른 출발을 했지요. 일찍 도착해서 근처 지중해마을을 잠깐 걸으며 아침 운동을 하고 별다방에 앉아 밀린 일들을 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주차장에서 스마트키를 눌렀는데 킥~ 소리만 나더니 차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수동키로 차문은 어찌 열었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배터리 방전!! 보험회사에 급히 연락을 하고 기사님을 기다리며 다음 사항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만약 배터리 방전이 아니라면? 대체 교통수단은 뭑 있었지? 열심히 머리를 굴러 봅니다. 다행히 (?) 방전이랍니다. 충전을 하며 기사님이 교체 이런 말씀을 하셨지만 급히 인사를 하고 출발했습니다. 30분 늦은 출발과 차에서 허비한 30분까지 해서 생각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했습니다.
별다방 앞에 있던 투썸에서 커피를 시켜두고 삶은 끝없는 변수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평온하던 일상을 깨는 요인은 여럿이지요. 오늘처럼 갑자기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기도 하고, 몸의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다칠 수도 있고,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수들을 만나면 당황하는 게 제일 먼저 나타나는 반응인 것 같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일상이 소중하고 고마웠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평안했던 일상들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소망해 봅니다.
ㅡㅡㅡ 여기까지 쓰고 끝난 줄 알았으나!!
출강 장소인 도서관을 가려고 차 시동을 거는 데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다시 보험서비스를 불러서 배터리를 교체했습니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삶의 변수들이 생각의 도끼질을 하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필사로 '책은 도끼다'를 준비해 간 탓일까요? 일상이 제게 끝없는 가르침을 주는 하루입니다.
도서관 입구 돌 틈새에 돋아나 싹을 키우고 꽃을 피워 이제 열매까지 맺은 풍접초가 '괜찮다'라고 말해 줍니다. 고맙다. 풍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