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에 모임이 있어 왔다가 찜해 두었던 카페에 들어왔는데 제가 평균 연령을 올려 주었습니다. 꽤 넓은 카페에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들.. 나름 연인들과 거리를 두고 구석 자리에 혼자 앉아서 차를 마시는 데 웃음이 새어 나와 힘들었습니다.
저쪽 테이블에 앉은 연인이 미용실 놀이를 하더군요. 남자 :(여자 친구의 머리를 만져주며)"서비스 마음에 드세요?" 여자:(혀가 짧은소리로) "시원해여." 남자 : "서비스가 마음에 드시면 요금 백만 원이에요. 우리 가게는 어떻게 아셨어요?" 여자 : "인스타에서 봤어요." 소리밖에 못 듣지만 웬만한 로맨스뮤지컬보다 재밌는데 표정관리가 안 되어서 힘들었습니다. 몰래 훔쳐 듣고 싶지 않았는데 들리는 말들이 너무 예뻐서 이어폰을 찾아 낄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 들어온 커플은 갑자기 여자친구가 '귀신'이야기를 시작합니다. TMI가 가끔 발동하는 제가 들어도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할머니 귀처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들렸어요;;) 지루하고 그다지 남자친구가 호응이 안 갈 이야기라 아주 잠깐 쳐다보았는데 남자친구가 경청을 해 주고 있더군요. 여자친구 얼굴을 쳐다보면서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말을 들어주 듯 경청하면 아무 문제가 없겠구나~ 하구요. 꼭 연인이 아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쉼표 하나까지 귀를 크게 열고 듣잖아요. 그렇게 들어준다면 많은 갈등들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평균 연령을 올려 주게 된 카페에 들어와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잊고 있던 삶의 지혜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경청하라! 사랑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