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 오늘은 뭐 하세요?”
“감자 심을라고. 어제 가서 감자 종자를 한 박스 사 왔어. 너희가 잘 안 먹으니 올해는 한 박스만 심을라고.”
“엄마, 감자는 종자를 사다 심어요? 수확한 마늘로 다음 해 마늘을 심잖아요.”
“그치. 감자도 그래. 내다 팔 거 아니고 우리가 먹을 거니까 종자 사다 심으면, 두 해 정도는 수확한 감자로도 심지. 마늘도 그렇고.”
“아, 나는 감자만 종자를 농협에서 사다 심고, 마늘은 전년도 수확한 걸로만 심는 줄 알았어요.”
“아니야. 마늘도 계속 그렇게 심으면 결국 잘 안 돼. 우리 집보다 지대가 높은 데서 난 마늘을 사다 심으면 또 잘 되더라.”
“왜요?”
“몰러. 해 보니 그렇더라고.”
감자는 봄에 심고, 마늘은 가을에 심지만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가장 먼저 밭에 골을 타고 거름을 줘야 한다. 엄마는 감자를 심기 며칠 전부터 밭을 고르고 비료와 거름을 주느라 분주했다.
혼자 농사를 짓는 엄마는 작물을 심는 방식을 조금 바꾸셨다. 예전에는 꼭 골을 만들어서 작물을 심으셨는데 요즘은 고추를 심었다가 섶을 베고 치운 비닐에 마늘을 심기도 하고, 감자를 심기도 하신다. 아빠가 안 계시니 밭고랑을 새로 만들어 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물을 심으면 골을 따로 만들지 않아서 좋고, 풀이 자라는 걸 줄일 수 있다고 하신다. 60년이 넘게 농사를 지은 엄마는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신다. 그건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생각보다는,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은 결과이다.
엄마의 변화된 농사법을 보면서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건 글을 쓰는 일에도, 강의를 하는 일에도 해당한다. 변화하지 않고 머무르기만 하면 도태되기 쉽고 가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감자도, 마늘도, 나의 삶도—
변화를 주지 않으면 잘 자라지 못한다는 걸
엄마와의 통화로 또 배운다.
<사진 제공 : 울 엄마 제일농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