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엄마, 좋은 아침입니다. 지금 뭐 하세요?”
“밭에서 풀 뽑는다. 지난번에 풀약을 쳤는데도 안 죽어서 일일이 호미로 캐고 있다.”
“아니, 뭔 놈의 풀이 그렇게 질기데요?”
“그놈의 제비꽃이 웬수여. 잡아도 잡아도 계속 나와.”
나는 주로 아침 운동을 나가서 엄마와의 첫 통화를 한다. 나는 일어나 겨우 눈곱만 떼고 나왔는데, 엄마는 이미 두 시간 전쯤 일어나 걷기 운동을 하고 닭 모이를 주고 밭일을 하고 계셨다. 그날은 엄마가 밭에서 잡초를 뽑으시다 전화를 받으셨다.
엄마와 통화를 하고 나서 며칠 전 공원 산책에서 보았던 제비꽃이 떠올랐다. 보라색 제비꽃 군락지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갑자기 사진 놀이가 하고 싶어졌다. 집에서 커플 미니어처를 가지고 나가 보랏빛으로 물든 제비꽃 사이에 두고 한참 사진 놀이를 했다.
그런데 엄마의 밭에는 웬수같은 제비꽃이 아침부터 엄마를 성가시게 하고 있었다. 제비꽃에 자꾸 눈이 가서 자꾸 쳐다보다가 제비꽃 씨가 꼬투리를 열고 날아갈 준비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 작은 꼬투리 안에 정말 많은 씨가 따닥따닥 모여 있었다. 그런 제비꽃이 몇 포기만 있으면 밭이 제비꽃군락이 되어서 엄마의 골칫거리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활짝 피어난 제비꽃이 나에게는 사진 놀이를 부르는 꽃이지만, 엄마에게는 밭을 망치는 잡초가 된다. 같은 제비꽃인 데 피어 있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사진 : 최선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