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보다 엄마가 더 좋아

순수하고 천진한 고백

by 정 호
아들: 엄마 엄마 이리 와봐. 내가 퍼즐 다했어

엄마: 우와 어떻게 이걸 다 맞췄어? 대단하다.

아들: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엄마: 그랬구나~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열심히 맞췄구나 고마워

아들: 응 나 힘들었으니까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도 돼?

엄마: 그래 하나만 먹을까? 아들은 어떤 아이스크림이 좋아?

아들: 젤리 아이스크림, 구슬 아이스크림, 죠스바 아이스크림.

엄마: 그렇구나~

아들: 그런데 그거보다 나는 엄마가 더 좋아


아이에게는 울다가도 눈물을 그치게 만드는 마성의 힘을 가진 것이 아이스크림이다. 그런 아이스크림보다 엄마가 더 좋다고 나지막이 속삭이며 엄마의 목을 두 손으로 꼬옥 끌어안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순백의 천사가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엄마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퍼즐을 맞추던 조그마한 두 손과,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아이스크림보다 엄마가 더 좋다고 말하는 아이의 두 입술을 바라보며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라고 생각해왔던 믿음마저 흔들릴 정도로 인간의 순수함과 선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퍼즐을 하나씩 주워 들어 이곳이 맞는지 저곳이 맞는지 요리조리 돌려가며 제자리를 찾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다. 쉽사리 제자리를 찾아내지 못해 짜증 섞인 고함을 지르다가도 금세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렇게 원래의 자리에 꼭 맞는 퍼즐을 끼워 넣은 뒤 보일락 말락 하게 아주 잠시 스쳐 지나가는 만족스러운듯한 엷은 미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찰나의 기쁨을 선물한다. 꽤 오랜 시간 하나의 행위에 집중하는 모습이 적잖이 듬직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완성된 자신의 결과물을 가지고 와 칭찬을 바라는 듯 두 눈을 빛내며 부모를 바라보는 아이는 어여쁘다. 그렇게 수고로운 작업 끝에 보상으로 얻게 된 아이스크림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의 뒷모습은 활기차다.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을지 고민하고 자신 있게 답을 내어놓는 아이의 모습 또한 자신의 취향을 정립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기특하다. 그렇게 고민하여 고른 소중한 아이스크림보다 엄마가 더 좋다며 품에 안겨오는 아이의 온기는, 한 겨울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집에 돌아와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할 때의 평온하고 행복에 젖은 노곤함보다 훨씬 더 포근하고, 따듯하고, 감사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아이의 말과 행동은 사랑 그 자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가끔 주책스럽게 눈가가 촉촉해지고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 사랑을 건네주지 않고서는 넘치는 무게를 버티기 힘들어 덜어주고 덜어내도 매일 새로운 사랑이 솟아오른다.


엄마가 좋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누워서 유튜브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갑작스레 터져 나오는 아이의 한마디 말에 엄마는 세상 모든 감동을 다 받은 것처럼 격정의 감정에 휩싸이고 만다. 갓난쟁이일 때는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모든 것이 그저 힘들어 예쁘기는 하지만 어서 좀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귀한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아이가 커가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는 말에 이제 조금 공감이 된다. 불행할 때에는 시간이 빨리 흐르길 바라고 행복할 때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길 바란다는 말에 비춰 본다면, 지금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