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한 번이라도 써낼 수만 있다면
이 문장이 내가 쓴 글이라면 좋겠다.
상대가 미안하고 말하는 순간은 마치 끓는 냄비가 올라간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는 것과도 같다. 더 끓일 의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바로 식지는 못한다. 내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사과를 받은 사람 쪽에서 필요한 겸연쩍은 시간이란 게 있다. 마지못해 내민 손을 다시 잡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까지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몹시도 무겁다. 이 무거운 발걸음을 기다려주는 것까지가 진짜 사과다.
삐짐이나 짜증이 후루룩 끓어오르는 물이라면 분노는 끓다가 넘치는 물이다. 물이 역류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물이 가득 차있기 때문인 것처럼, 나의 이성이 감당할 수 없는 한계를 넘을 때 분노는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