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한 인간 군상

세상은 넓고.. 괴인은 많다.

by 정 호

세상은 넓고 상식을 아득히 벗어나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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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자리가 넘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주차를 하는 사람, 누군가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차에 침을 뱉자 민사형사 고소하겠다고 길길이 날뛰며 협박하는 사람.


주차된 차를 천천히 빼고 있는데 맞은편에 주차된 차가 기다렸다는 듯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


양보운전, 아기가 타고 있다는 스티커를 붙인 채 칼치기를 하는 운전자.


전화번호가 4949인 공업사 대표.

누구보다 권위적이며 교사의 의견은 듣지 않는 독불장군 교장이 우리 학교는 학생자치가 잘 되고 있으며 그를 위해 물심양면 애쓰고 있다고 자찬하는 모습. 학생 자치를 강조하지만 교사의 자치와 발언권은 무시하는 모습.


입으로는 날마다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아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일절 하지 않는 교사.


무리 짓는 여학생들은 꼴 보기 싫어 날마다 소리 지르며 잡들이 하면서 직원들 간에 파벌 형성에 누구보다 열심히인 교사.


자연주의 교육을 신념이라 말하면서 학교에서 모든 교육을 책임져주길 바라는 학부모.


늘 본인과 자기 자식만 피해자인 것을 자처하는 학부모.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온 가족을 무능하고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가족 구성원.


자기 마스크 더러워지고 침냄새나는 게 싫다고 기침이 나올 때마다 마스크를 내리고 기침하는 의사.


감정조절을 못하는 의사의 눈치를 보며 의사 가운을 반듯하게 다려다 주라고 간호사를 압박하는 병원 중간관리자.


불륜을 저질러 지탄받는 와중에도 카톡에 꽃다발 사진을 올려놓는 파렴치한.


술 한잔 하다가 사전에 조율된 것이 없음에도 갑자기 기혼인 친구 집에 가서 2차를 하자고 떼쓰는 철없는 친구.


진지한 말을 하려고 하면 분위기를 운운하며 꾸 말을 끊는 동료.


동료들에게 상사 욕하고 상사에게는 동료 욕하며 퇴근 후 전화기를 붙잡고 자기편 만드느라 바쁜 동료 직원.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 여론을 조성해 후배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


가장 사리사욕에 밝고 이기적인 인간이 그럴듯한 사자성어로 카톡을 계속 바꾸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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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틀면 나오는 빌런이 아니라 우리 곁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이 괴롭다. 차라리 TV에서만 보게 되는 일이라면 흥밋거리로 소비할 수 있을 텐데, 우리네 삶 안에서 저런 인간들과 마주치는 날이면 그 기괴함과 역겨움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범죄라고 부를 수는 없으나 사회적, 도의적으로 지켜야 하는 암묵적인 룰을 교묘하게 벗어나며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태도로 일관하는 그들의 모습은 양태를 달리할 뿐 본질은 같다. 그들은 이중적이며 자신의 삶 안에 타인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만 알고 자기 생각만이 옳은 사람들, 자신과 타인에게 다른 기준을 갖다 대는 사람들. 소설을 쓴다면 아주 좋은 빌런들일 테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마주하고 싶지가 않다. 나도 혹시 누군가에겐 그런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