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풍부한 사유
우리 사회는 좋은 삶에 대한 기준이 편협하다. 화원에서 파는 꽃과 동물도감에 나오는 고양이의 사진은 그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딱 그만큼이다. 척도에 의해 선별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보이지도 못하게 한다. 삶도 그와 같다. 가령 학벌, 돈, 직업, 외모 등 극히 물질적인 것을 척도로 삼아 그것이 충족될 때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고 미달할 땐 무시한다. 무시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없는 듯이 취급한다. 이 가려진 부분,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게 글 쓰는 이의 역할이다.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다. 모든 생명은 그 땅의 최상이고 그 세월의 최선이었음을 기록하는 것이다. 사람끼리 속삭인다. 삶에 대한 옹호는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얼굴을 마주할 때 가능한 관계이자 부단한 접촉을 통해 우러나는 감정이므로 옹호를 연습하기 위해 나는 글쓰기 수업에 인터뷰를 넣는다.
- 글쓰기의 최전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