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 화가 많은 이유

주식이 문제야

by 정 호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주식이다. 국내 주식은 코리안 디스카운트로 인해 온갖 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출렁인다. 원래도 변동성이 높은 상품이지만 한국주식은 그 변동성의 폭도 크고 빈도도 잦다.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잔병치레가 늘어난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다가 큰 병이 온다. 약해진 신체의 방어체계를 뚫고 균이 침투하기 쉬워진 탓이다. 이는 신체의 무너짐을 뜻한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정신적 면역력이 약해진다. 늘 신경의 일부가 분산되어 있고 주식의 등락폭에 따라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물론 돈을 꾸준히 버는 고수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겠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루하루의 변동성에 따라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지길 반복한다.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정신적 여유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상태는 마음에 짜증을 불러온다. 이는 화가 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금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럴 가능성은 더욱더 커진다. 모두 화가 나 있는, 혹은 화가 난 적 있는 상태를 경험하도록 주식이 일조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2021년 연말 결산 상장법인 개인 소유자 연령별 분포표를 보면 국내 주식인구수를 1370만 명으로 추정한다. 평균적으로 500~2천만 원의 시드머니로 주식을 시작하고 10개월이면 망해서 주식시장을 떠난다는 통계도 있다고 한다. 이를 볼 때 대한민국 인구 1/4은 주식을 경험해 보았고 그들 대부분은 10개월 안에 자기 자본 천만 원 안팎을 잃은 뒤 주식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화가 나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십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누군가는 술이나 담배를 끊고 싶다고 말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할 테지만 나는 주식을 끊고 싶다. 십 년간의 손익을 따져보자면 다행스럽게도 손해는 보지 않았지만 그간 잃어버린 시간과 스트레스, 주식을 하지 않았더라면 몰두할 수 있었을 것들을 생각해 볼 때 수익금의 가치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리스크를 감내하며 미래를 바라보느라 현재에 몰두하지 못한 채 잃고 있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무엇이 맞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