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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호 Jul 26. 2020

누가 열정에 돌을 던진단 말인가

만족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열정이라는 이미지를 당당하게 획득한 두 명의 연예인이 있다. 비와 유노윤호가 바로 그들이다.


 힐링, N포 세대, 워라밸, 플렉스 등으로 대표되는

자기 위안과 자기만족의  홍수 속에서 꿋꿋하게 나는 아직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외치며 이만하면 됐다는 말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연예인으로서 대세에 거스르는 위험한 행보일 수도 있다.  


 비는 자신이 프로듀싱한 음악을 조롱받았고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영화가 망하기도 하면서 그를 비하하는 1 UBD라는 새로운 단위까지 등장할 지경이었다. 유노윤호가 나 혼자 산다에 나와서 아침부터 자신의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장면은 함께 촬영했던 동료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그뿐 아니라 유노윤호의 인생의 진리 랩이나 익스큐스 미, 포토 존에서의 과한 액션 등이 화제에 오르며 그들의 열정은 때때로 방송을 통해 웃음의 소재로 다뤄졌다.


 조롱받던 비의 깡이 다시 관심을 받고 세월을 거슬러 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의 놀이문화가 되면서 그는 자신의 열정에 다시 한번 불을 붙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효리 유재석과 함께 그룹을 결성해서 활동한다는 것이 한때 월드 스타라는 명성까지 얻었던 그에게 아쉬울 것 없는 제안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만들 수도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열정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순간, 아마도 수많은 열정 추종자들은 환호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열정의 길은 피곤하다.


 어차피 해도 안된다는 말로 마음속의 열정을 짓밟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달콤한 속삭임에 마지못한다는 듯이 자신의 열정을 내려두고 편안한 만족의 길로 우회하며 자신을 합리화했을 수도 있다.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다 잘될 거예요.
존재 자체로 소중해요.


 이만하면 됐다는 말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안식을 주는가. 수많은 강사들이 심지어 명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이크를 잡고서 방송에 나와 기껏 한다는 말을 만히 들어보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간혹 도저히 일어날  없을 정도로 한 줌의 힘조차 남아있지 않기에 절실히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어 저런 위로의 말을 듣고 다시 일어서는데 도움을 받는 사람도 물론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한결같이 듣기 좋은 달콤한 말만 속삭이고 있는 몇몇 강사들을 보면 저들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가만히 있어도 정말로 괜찮은 것이라면 그 강사는 왜 가만히 있지 않고 대중 앞에 나와서 열심히 강연을 하는 것일까.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는 것 같다.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열심히 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까.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라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보면 열정에 대한 우리의 실망과 피로도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꾸준하고 성실하게 열정을 분출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꾸준함은 반드시 힘을 갖게 되는 순간이 온다. 또한 그들의 열정을 동경하고 그들처럼 살고자 하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한다.

 

 비와 유노윤호의 열정은 결코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는 닮고자 하는 꿈일 수도 있고, 멘토일 수도 있다. 그들이 힐링과 워라벨의 대척점에 굳건히 자리 잡고 그들의 열정을 계속 뿜어냄으로써 한 발 더 내딛으려 애쓰는 사람들을 자극시켜줄 수 있는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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