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짬이 나서 러닝타임이 1시간 반 이내인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찾다가 왠지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평온한 느낌일 것 같은 영화를 발견해서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 한 편을 봤다.
세상에 아름다운 배우들이야 너무나도 많지만 배우의 미모에 홀려 넋이 나간 듯이 감탄하면서 본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이상형이라도 마주한 듯, 한 장면 한 장면 영화의 내용보다 여주인공 얼굴에 더 몰입하면서 영화를 보기는 난생처음인 듯했다.
이십 대 고뇌하고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는 내용, 이십 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만한 상황이라 몰입이 어렵지는 않다. 누구나 편하고 쉽게 볼 수 있는 힐링, 킬링 영화인데 내 기억엔 여주인공 얼굴만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어두운 화면을 멍하니 응시했다.
영화가 끝나고 주연배우에게 홀딱 반해서 배우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려 검색을 했더니 제일 먼저 뜨는 뉴스가 불륜... 그것도 미성년자 시절에 유부남과 불륜... 아이고 머리야.. 왜 그랬니.. 왜 그랬어.. 첫눈에 반했는데 불륜이라니... 내 마음도 덩달아 공허해졌다.
배우의 인격적, 도덕적 결함과 예술적, 심미적 아름다움을 떼어놓고 봐야 할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지 그 양측에서 대중은 다툼을 벌인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삶과 작품이 일치하지 않는 예술가의 작품을 관람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것은 예술가의 삶과 작품의 에너지가 일치할 때 그 진실됨을 통해 예술적 가치가 상승하고 보다 숭고한 어떤 아우라를 내뿜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그동안 그러한 포지션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예술가들의 작품과 거리를 두기 의해 무의식적인 저항을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이런 걸 두고 이상형이라고 하는 건가 싶은 여배우를 보고 나니 그녀의 불륜 사건은 그저 사생활로 덮어두고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든다.
진실로 어려운 난제에 부딪힌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