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꺾였으나 무너지지 않는 방식
패배의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왔다.
불쑥 다가와 자리를 틀고 앉았고,
그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태연한 척을 했다.
어쩌면 애써 의미를 부여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한 발 물러서며 괜찮은 척, 다 내 뜻이었다는 척.
돌이켜보면, 패배는 결국 패배였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때 내가 진 건 실력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걸.
끝까지 부딪히지 못한 용기,
진심을 다 쏟아내지 못한 마음.
나는 스스로에게 조금씩 물러나 있었던 것이다.
아직까지 품격 있는 패배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여전히 이기고 싶다.
그렇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품격 없는 승리는
그 어떤 패배보다도 견디기 어렵다는 것을.
상대를 짓밟으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내며 이기는 사람이고 싶다.
그런 승리는 숫자나 환호보다 오래 기억되고,
그 무게는 가볍지 않지만,
그만큼 아름다울 것이다.
만약 이 마음이 욕심이라면
나는 기꺼이,
이 욕심을 부려보려 한다.
품격 있는 승리.
그 이름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나 자신을 다잡는다.
이기지 못해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 방식으로.
◈ 오늘의 향 추천 – 주제: 품격 있는 패배
▼ 추천 향기:
클라리 세이지 (Clary Sage)
▼ 추천 이유:
클라리 세이지는 맑고 허브스러운 향을 지녔지만,
그 안엔 은근한 무게감과 차분한 힘이 스며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흘려보내되 흐트러지지 않고,
내면의 평정을 지켜내는 데 탁월한 향이죠.
‘패배’라는 단어 안에서 품격을 지키고자 하는 태도,
조용한 자존과 정직한 고백을
클라리 세이지는 무리 없이 품어냅니다.
결국, 이기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증거입니다.
◈ 오늘의 질문
진심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순간을 기억하나요?
그때 어떤 존엄을 지키고 있었나요?
월·수·금 아침 8시,
세 편의 이야기를 한 병의 향수처럼 당신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