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갉아먹는 감정 벌레 퇴치법

by 선홍


살면서 참 쓸데없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삽니다. 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많은 편이라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부터 걱정합니다.


나이를 먹고 보니 걱정했던 대부분의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제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가더라고요.

그러니 미리부터 불안해하는 건 때려치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예술일기에 전시라도 하듯 그런 불안들을 널어놓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어요. 불안의 실체가 일기장 반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으로 드러나는 순간, 걱정하던 일들이 좀 우스워 보였거든요.


불안만큼이나 제 자신을 갉아먹는 것은 남과의 '비교'였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나보다 공부 잘하고 예쁜 애, 나이 들면서는 나보다 젊은 애, 나보다 재밌는 영화 기획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 등등 부러운 사람이 끝도 없이 빌런처럼 등장하는 겁니다! 세상에나, 늙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순 없는 노릇 아닙니까.


나이 먹는 것이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월 동안 쌓인 경험이 항상 어리고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줬습니다. 저의 시야가 외부로만 열려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도 깨달았으니까요.


가치 있고 흥미진진한 모험은 바깥세상에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시기를 지나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파랑새'가 내 안에 있었음을, 예술일기를 쓰는 동안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죠.


내 주변의 사물들과 내 안의 감정을 예술일기에 묘사하는 소중한 순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내 손과 발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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