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오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하나같이 예뻐 보인다.
그들은 모르겠지, 자기들이 얼마나 예쁜지.
나는 오랫동안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지금에 와서야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콤플렉스가 가장 심했다는 걸 깨달았는데.
20대들에게 지금 너무 예쁜데 왜 다이어트하고 성형하냐 어른들이 말하면 거짓말한다고 생각할 거다. 진짜 그런데도 말이다.
내 30대 사진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너무 예뻐서.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 탱탱한 피부, 웃기만 하는데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그땐 왜 그렇게 바보처럼 콤플렉스가 심했었던가. 생각해보면 바로 주변과의 비교 때문이었다.
근처의 이쁜이들, 연예인과 날 비교하는 과오를 서슴지 않는 바람에 콤플렉스가 되고 만 것이다. 전신성형할 돈이 있고, 아프지 않다고만 했으면 했을지도 몰라.
아이러니하게도 반백살이 넘은 지금 외모에 가장 자신감이 있다. 주름도 생기고, 똥배도 한자리 차지한 지금, 진짜 예뻐서 그런 게 아니다.
결혼, 연애해야 한다는 의무와 부담감에서 해방되었고, 봐주는 사람도 없으니 잘 보일 필요가 없어서다.
보무도 당당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매너까지 상실하고 싶진 않기에 가끔 입 가리고 웃고, 가끔 조용조용 얘기하는 정도는 유지한다.
30대 때 내 모습이 너무 예뻐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남자가 쓰러지고 날 보느라 차사고가 막 나고... 할 정도까진 아니라도 비슷하겐 갔다. 진짜다. 증인은 없다. 있어도 없다.
어리석게 스스로를 비교감옥에 가두고 괴롭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자신 있게 행동하고, 이성에게 더 많이 대시할걸.
할머니가 되면 70대, 80대나 희한하게도 거기서 거기, 나이차이가 별로 안나 보인다.
좋은 피부, 머리숱 하나로 승부 나는 거지 늙으면 외모가 비슷해져 아무 소용이 없더라.
좋은 습관이 윤기 나는 피부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2,30대로 돌아간다면 다이어트, 성형 말고 좋은 습관을 들이겠다. 인스턴트는 되도록 피하고 뭐든 맛있게 먹고, 먹은 만큼 걷고, 근력운동 하나쯤은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
10년 후에 지금 내 사진을 보면 역시나 너무 예뻐서 기절할 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이 나의 가장 예쁜 날, 자신에게 좋은 습관을 선물로 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