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이 들기 전에 해야할 일

by 선홍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하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

했어야 하는 것은 근육 만들기, 즉 운동이야.


오래 앉아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직업병이기도 한 허리디스크에 걸려 고생한 지 어느덧 10여 년, 수술 빼곤 다 해봤지만 별 소용없더라. 디스크 안 걸려본 사람은 고통에 대해서 말을 말자. 엄살처럼 보일 정도로 사람이 겉은 멀쩡한데, 나 죽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근육이란 게 쓰지 않고 스트레칭도 안 해주면 금방 손실이 온다는 걸 몰랐어. 잃고 나서야 가치를 아는 어리석음이란.

운동을 엄청 싫어하나 고통을 겪고 나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걷기를 시작했어. 걸으면서 통증이 많이 완화됐지만 완쾌는 없더라고. 그저 통증을 달래 가며 데리고 사는 중이랄까.

이상하게도 헬스장이니 요가학원이니 몇 개월치 수강료를 끊으면 한 달 끊는 것보다 왜 더 가기 싫어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괜히 비싼 돈 주고 헬스장까지 오가는 스트레스, 운동시간 빼먹어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이 집 나가면 운동 시작인 걷기 정도는 하게 되더라. 그마저도 비 오고 눈 오면 핑계대면서 안 나가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잖아?


각자 수준에 맞춰 운동은 뭐라도 해보길 추천해. 몸 상태에 비해 무리한 운동을 괜히 친구 따라, 멋있어 보여서 등등의 이유로 따라 했다간 치료비가 더 나와.

난 허리에 이어 요즘엔 목과 어깨까지 굳어가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잖니. 움직일 때마다 고통스러우니 삶의 만족도와 자신감이 막 떨어져서 이젠 쇼핑이나 여행이 부담스러울 정도야.


언젠가 너도 근손실하는 나이가 될 테니 되니 그전에 활기차고 자신 있는 생활을 위해 맞는 운동을 찾아보길 추천해. 젊을 때 운동 많이 한 사람들은 근육 손실도 상대적으로 적더라. 너도 나처럼 운동을 싫어해서 참 걱정이구나.


반면 하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건 바로 '여행'이다.

여행 준비할 때부터 가슴 뛰는 사람도 있겠으나 난 준비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야. 완벽주의는 아니지만 꼼꼼히 챙겨가야 마음이 놓이기에 여행지 정보 공부하기, 빠진 물건은 없는지, 예약은 확실히 됐는지, 해결하지 못한 집안일은 없는지 등등 한번 떠날 때마다 무슨 에너지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지 놀라울 지경이야.

물론 여행지에 가면 한량 기질이 살아나 낯선 곳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며 식도락에 빠져 버리지만.


여행 준비하면서 기 빨릴 생각에 주도하진 않아도 친한 사람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군, 하면서 미적대다가 갈 각오를 하게 된다. 이런 성향치곤 주변복이 있어서 그런지 국내로, 해외로 많이도 다녔어. '뭐하러 가'에서 '잘 왔네', '다시는 너랑 가나 봐라' 등등 일상스럽지 않은 소요에 휘말렸던 경험들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일이란 것을 깨달은 지금, 퍽 애틋한 감정이 든다.


겁 없이 엄마와 단 둘이서 유럽이니 미국이니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그땐 솔직히 골치 아프고 피곤하게 생각했어. 외국인과의 소통, 돈 관리 회계, 코스 짜는 가이드 업무 등을 나 혼자 해야 했기에.


'지나고 나면 다 좋은 추억'이란 말만큼 요즘 와닿는 게 없어. 걸음조차 힘겨워진 나이 든 엄마와 비실대는 딸, 이젠 체력이 안돼서 더 이상 같이 못 간다. 엄마는 그때 여행 다니길 참 잘했다며 인생 덜 억울하다고 하셔. 지금도 과거 여행 얘기만 하면 대화에 활력이 돌고, 다신 같이 못 간다 생각하니 추억이 소중하고 애틋하단 얘기지.


어느새 네가 여행 가자고 하는 나이가 됐다. 같이 가자고 날 자꾸 조르고 귀찮게 해라. 그럼 어쩔 수 없군, 미적대다가 길을 나설 테지. 엄마가 아닌 딸과도 자주 여행하는 행운이 내게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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