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일이 있다.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을 관찰한 결과, 무언가를 강하게 원하면 원할수록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전문 여론조사기관에서 몇 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아니고, 염원 성취에 관한 성공확률 논문을 쓴 것도 아닌, 지극히 사적인 관찰 결과다.
결혼해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는 분은 회사 대표로 승승장구하는 싱글이 되었고, 난 결혼 따위 관심 없고 일로 한 획을 긋고 싶었으나 결혼해 아이 엄마가 되었다. 물론 운과 실력이 다 받쳐줘서 원하는 것을 다 이루는 대단한 사람들도 있지. 결혼과 임신이 간절한 사람은 남들이 쉽게 하는 걸로 보이는 그것들이 지극히 어려운 과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운과 실력이 다 받쳐줘서 원하는 것을 다 이루는 대단한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왜 목표와 점점 멀어지는 걸까.
글을 쓸 때 좋은 영감이 오기 바란다면 간절하게 찾아다니지 말고 '썸'을 타라는 조언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책에 그렇게 쓰는 작자가 어디 있냐고? 물론 더 현학적으로 표현되어 있었으나 알아듣기 쉬운 말이 최고 아니냐.
갑자기 뭔 '썸'타령이시냐고? 간절하게 매달리지 말고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것처럼 다루면 알아서 영감이 찾아온다는 그런 뜻이지. 연애나 창의성이나 꿈이나 매한가지 구나, 하는 깨달음에 무릎을 탁 쳤다. 난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얻기 위해 전속력으로 질주해왔다. 물론 그런 노력 덕분에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다. 탈진, 우울증, 세상만사 다 귀찮음병, 심드렁증, 짜증 등등 각종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우린 양 눈 옆을 가린 경주마가 되기 위해 세상을 태어난 것이 아닌데, 목표를 향해 질주하다 보면 저절로 시야가 좁아진다. 그러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긴장한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이성은 없을 것이다. 나랑 사귀어달라고 매달리는 이성보다 매력 없는 건 없다.
꿈도 창의성도 그런 사람에게는 찾아가고 싶어지지 않는 게 아닐까.
여유를 가지고 현재를 즐기려고 노력하자. 그러다 보면 집 나갔던 꿈이나 창의성이란 놈이 '여기 분위기 좋은데?'하고 주변을 얼씬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당장 찾아오지 않으면 어때? 조급해하지 말자. 마음이 차츰 건강해지기 시작하면 뭔가 될 것 같은 희망이 차오르고, 즐거워지니까. 사람이 미소가 살아나면 예뻐진다.
여유로 미소를 찾은 너의 옆에 좋은 사람도 운도 가까이 오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니 간절함을 잠시 내려놓아 보자. 어떤 변화가 생길 지 궁금하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