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눈깔괴물 얼씬도 못하게 하는 법

by 선홍


나는 평소에 걱정과 불안이 많은 편이다.

그런 점을 가족에겐 잘 안보이려고 강한 척하는 스타일.

그러다 한번 ‘불안 괴물‘이 덮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잠식당하고 만다.


영화’판의 미로‘에 나오는 눈깔괴물처럼 평소엔 쿨쿨 자고 있다가 툭 건드는 순간, 무시무시하게 달려드는 것이다.

물론 나도 안다. 걱정하는 일은 안 일어나며 모르고 당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걸.

허나 어쩌랴, 예민한 인간의 숙명인 것이다.


그 괴물을 잠재우는 개인적인 방법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그림을 그리거나 일기를 쓰고, 물이나 풀이 있는 곳에서 산책하기이다.


조율하는 법을 알아가는 나이임에도 아버지가 운동하시다 발가락이 부러졌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바로 괴물이 깨어나버렸다.

먼 지방에 혼자 사시는데 거동 문제와 남동생이 고생할 걸 생각하니 걱정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에 시달리다 시크한 아들에게 한마디 털어놓았더니,

“걱정하면 뭐 해? 외할아버지가 다칠 걸 미리 알았어?”

어차피 앞날은 알 수 없는데 걱정하면 뭐 하냐 이런 류의 말이었다. 이 녀석아, 알아, 나도 안다고!


생각해 보면 반백살이 되도록 최악의 상황을 자주 맞았고, 언제나 잘 헤쳐 나왔었다는 게 떠올랐다.

결국 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에 불안을 느끼는 게 아닐까. 지금껏 잘 살아온 나를 믿기로 하자.

눈깔괴물 따윈 얼씬도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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